수단에 와서 당면하였던 여러 문화충격중 한 가지는 이들의 언어 습관이었습니다. 딩카족의 언어 습관 안에는 존중과 예의와 공손함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예절에 익숙한 저희들에게는 명령적이고 노골적이며 무례한 말과 행동에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고맙다’라는 말과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자신이 잘못한 사항을 추궁하고 있고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면 해결될 문제임에도 몸을 부르르 떨지언정 절대로 사과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먼저 고맙다고 말하거나 미안하다고 말하면 자신은 강하지 못한 약한 존재가 되는 커다란 치욕이 되고, 약함은 이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기에 자신의 자존심이 상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문화적 금기’가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자존심은 완고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 군인들이 행진을 하다가 힘들거나 지치면 아프리카 부족들을 노예처럼 부리곤 했습니다. 그들의 어깨에 올라타서 행진을 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딩카부족은 영국군의 명령에 죽음을 무릅쓰고 거부했다고 합니다. 죽으면 죽었지 자신들의 어깨에 태울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굳건한 자존심은 자신들의 전통과 풍습으로 전해지며 강한 자부심으로 발전합니다.
수없이 발생하는 분쟁과 살인의 원인이 소와 여성에 있다고 누구나 인정하지만, 그것이 소와 여성의 밀접한 유착관계를 유지시키려는 전통과 풍습이 사건사고의 근원이라는 것은 인정하려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도 콤보니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인 모니카를 아버지가 소 40마리를 받고, 어떤 소 부자의 셋째 부인으로 강제로 시집보내려하자 룸벡으로 도망쳤다는 소식을 수녀님으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찌할 수 없는 자신들의 문화요 전통이기에 거부할 수 없는 삶의 ‘대전제’일 뿐입니다. 자신들의 전통이 평화를 깨트리는 문제의 근원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 누구도 그 전통에 도전하지도, 변화를 시도하지도 않고 다시 그 전통의 지평에 되돌아 와 흡수되고 있습니다. 전통을 고수하려는 의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이들의 변화와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묵상은 예수님께서 직면하셨던 유다민족의 고집스런 ‘전통과 율법의 벽’입니다. 안식일 오그라든 손을 지닌 사람을 회당 한가운데에 서게 하시곤 안식일의 규정에 대한 질문을 하십니다. 안식일날 사람을 살리는 것이 옳으냐? 그렇지 않느냐? 사람들은 침묵합니다. 그 순간 그들은 모두 벙어리가 됩니다. 그들의 완고함에 얼마나 분노하셨을까. 그리고 명령하십니다. 손을 펴라! 예수님은 율법을 파괴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듯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드시려는 당신의 사명에 세상은 완고함으로 침묵합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거부하고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합리화와 상대화의 울타리 안으로 되돌아갑니다. 전통에 대한 자존심은 자만심이 되고 그 완고한 교만함은 세상을 또다시 죄로 물들게 할 것입니다. 굽은 길을 펴는 것, 그것은 먼저 내 마음 속에서 자존심으로 굳어버린 완고함을 털어 버리는 일입니다.
◆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봉사자를 찾습니다
수원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는 수단 아강그리알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구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평시도 봉사자를 찾고 있습니다.
신체 건강하고 독실한 신앙심을 가진 이는 누구나 봉사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특별히 현지 주민들의 건강을 볼돌 간호사 등 의료인, 공소 등 건물 설비와 전기시설 분야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관리 경험이 있는 신자, 농업 분야 경험자 등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봉사 기간 증 구체적인 사항은 복음화국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합니다. 뜻 있는 신자들의 관심을 청합니다.
※문의= 031-244-5002 수원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도움주실 분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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