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콜로새서가 차명서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 서간에 나오는 언어와 문체 그리고 신학사상이 바오로 친서와 다르다는 점을 내세운다. 예를 들어 콜로새서에 나오는 낱말 중 48개는 바오로의 친서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콜로새서에 등장하는 이단 사상은 2세기에 성행했던 헬라사상인 영지주의인데, 만일 콜로새서가 친서라고 한다면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콜로새서가 바오로와 티모테오 두 사람의 이름으로 발송된 편지(1,2)임을 감안할 때, 콜로새서를 바오로가 썼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일부 학자들은 콜로새서가 초기부터 바오로의 친서로 알려지기는 했으나 이 서간은 바오로의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바오로의 이름을 빌려 쓴 차명서간이라는 주장을 편다.
콜로새서의 집필시기와 장소는 친서냐 차명서간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확정적으로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 만일 이 서간이 친서라 한다면 바오로는 이 서간을 필레몬서처럼 55년경에 에페소 감옥에서 썼을 것이다. 왜냐하면 콜로새서 역시 에페소서, 필리피서, 필레몬서와 더불어 옥중서간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4,3·18).
만일 이 서간이 차명서간이라면 집필 시기는 바오로 사후인 대략 70년대로 추정할 수 있지만 장소에 대해서는 밝히기가 어렵다. 필자가 콜로새서를 쓴 동기는 신자들이 일부 거짓 지도자들의 위험스런 교리들에 현혹되어 복음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기 때문이다. 콜로새 교회의 거짓 지도자들의 정체를 정확히 밝히기란 어렵지만 그 됨됨이는 어느 정도 살필 수 있다. 그들은 에파프라스가 전한 복음이 완전하지 않고 영적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신자들에게 더 완전한 사상과 실천을 요구한 이들이다.
필자는 거짓 지도자들의 가르침은 사람을 속이는 헛된 철학으로 그런 것은 신자들의 전통과 이 세상의 정령들을 따르는 것이지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2,8).
거짓 지도자들은 완전에 도달하기 위해 할례를 요구하지만, 그 할례는 형식적인 것으로 진정한 할례는 세례라고 한다(2,11-13). 거짓 지도자들은 금기식품법과 축제와 안식일을 지킬 것을 요구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불리한 조항들을 담은 우리의 빚 문서를 지워버리시고 그것을 십자가에 못 박아 없애 버리셨다고 한다(2,14·17). 거짓 지도자들은 고행을 하면서 육신의 욕망을 억제하라고 가르치지만 이런 것들은 쓰고 나면 없어져 버리는 것들에 대한 규정으로 인간의 법규와 가르침에 따른 것들일 뿐이라고 한다(2,22·23).
필자는 성숙한 신앙은 인간 정신의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일치하고(2,19)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식으로 충만해져 주님께 합당하게 살아감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한다(1,9·10 2,19). 특히 거짓 지도자들은 그릇된 교리들을 내세워 우주 창조의 중보자이신 그리스도의 지위를 위협하기도 했다. 필자는 이런 오류들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면서 그리스도 찬가인 모상가(模相歌:1,15-20)를 소개하여 예수님이 우주 창조(1,15-16)와 우주 구원(1,18-20)의 중보자이심을 기리고 있다.
콜로새서는 머리말(1,1-8)과 맺음말(4,7-18)을 제외하고 크게 ‘교리편’(1,12-2,23)과 ‘훈계편’(3,1-4,6)으로 짜여있다. 교리편에서는 종교 혼합주의를 경고하고, 훈계편에서는 그리스도교 윤리를 강조한다. 훈계편엔 가훈(3,18-4,1)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주님 안에서’ 가정을 꾸려가라는 것이다.
교리/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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