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종 주교,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공동의 집 지켜야”
제30회 농민 주일 기념 미사가 7월 20일 수원교구 제1대리구 화서동성당에서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교구 농민사목위원회(위원장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가 주최한 올해 기념 미사는 도농 교류 활성화를 위해 도시 공동체인 화서동성당에서 마련됐다.
문희종 주교는 강론에서 “정부가 최근 미국과의 상호 관세율 조정을 위해 미국산 소고기와 쌀 시장 개방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농민 주일을 맞아 우리 농업의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며 “쌀 자급국이었던 아이티가 자유무역 정책으로 미국산 쌀을 전면 개방한 뒤 농업 기술을 상실하고 빈곤국이 된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주교는 또한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보존하는 차원에서도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기후위기로 인해 농작물 재배가 어려워지고, 농업 자체를 지속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농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해 우리 농산물을 아끼고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시 본당 신자들이 생태적 회심을 실천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는 가톨릭농민회가 생산한 건강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이 있다. 이에 따라 교구 농민사목위원회는 가톨릭농민회와 연계해 물품 나눔과 농촌 일손 돕기 등 도농 교류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본당 직거래 장터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정기적으로 직거래 장터를 여는 본당은 제1대리구 상현동본당으로, 매달 둘째 주일에 열리는 ‘상현달장’에서는 농산물 판매뿐만 아니라 농민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생명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도시 신자들이 생명살리기 운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양기석 신부는 “현재 우리나라 농업인구는 6% 내외로 아주 적은 숫자이며 최근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농업의 위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에 생명농업을 실천하는 가톨릭농민회의 활동에 더 큰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을 살리며 생산한 농산물을 이용한다는 것이 하느님의 생명 사업에 함께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많은 본당이 직거래 장터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미사에는 가톨릭농민회 안성시협의회와 두물머리분회 소속 농민 30여 명이 참석해 올해 수확한 마늘, 토마토, 감자 등의 농산물을 미사 중 봉헌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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