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글·사진/120쪽/2만2000원/느린걸음
「박노해 사진 에세이」 시리즈의 일곱 번째 신간이다. 저자는 민주화 이후 자유의 몸이 된 후, 전쟁 현장과 지도에도 없는 오지 마을들을 찾아다녔다.
책은 겹겹이 펼쳐진 에티오피아의 능선부터 안데스 산맥의 가장 깊은 계곡, 화산이 입김을 뿜는 인도네시아 칼데라, 볼리비아의 산골 탄광 마을과 수단 사막에 솟구친 바위산 등을 걷고 오르며 탄생한 기록이다. 수록된 흑백사진 28점과 컬러사진 9점마다 각 장소의 사연과 의미,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삶의 지혜를 품은 저자의 글이 담겨 있다.
한글과 나란히 수록된 영어는 한국 문학 번역의 독보적 대가인 안선재 수사가 번역을 맡아, 우리말의 운율과 정서를 섬세하게 살려냈다. 사진과 글은 믿음과 사랑의 언어가 무력해진 현대 사회에서 내 안의 빛과 힘 그리고 커다란 사랑의 품을 느끼게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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