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수원교구 대건청소년회, ‘학교 밖 청소년’ 꿈과 행복 위해 동행

민경화
입력일 2025-06-04 09:29:03 수정일 2025-06-04 09:29:03 발행일 2025-06-08 제 344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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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수탁·운영…‘다름 인식하는 사회’ 꿈꾸며 학교 떠난 청소년들 응원
진종순 센터장, “모든 청소년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중받을 가치’ 있어”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 만 9~24세 청소년을 말한다. 고등학교 또는 이와 동일한 과정을 교육하는 학교에 진학한 경험이 없는 만 18세 이상 청소년도 학교 밖 청소년에 해당한다.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은 약 14만6000명으로 추산된다.
학교를 벗어났다는 것은 단순히 학업 중단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청소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교육, 정서적 지원에서 모두 배제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차별없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수원교구 대건청소년회(법인국장 황재원 제노 신부)는 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수탁,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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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5일 열린 제7회 경기도 꿈울림 예술제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청소년들. 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제공

건강한 성장

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학교를 떠난 청소년은 5만4615명이다. 청소년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여성가족부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31.4%의 청소년들이 심리·정신적 문제로 학교를 그만 뒀다.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7.1%), 부모님의 권유(22.4)가 뒤를 이었다. 

정신건강 문제로 학업을 중단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는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소년기에 겪은 정신적 문제가 성인이 된 뒤 자살이나 폭력 등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 센터에서 생애주기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으며 진로나 학업, 친구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 지원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대학생, 직장인 등으로 구성된 멘토단을 운영해 청소년의 학습지원은 물론이고 심리·정서적 문제를 돕는 꿈드림 멘토링도 운영중이다. 

특히 체육활동이나 동아리활동, 현장체험학습 등 또래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활동을 운영함으로써 청소년시기에 경험해야 할 건강한 공동체 의식을 배울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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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직업 체험을 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 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제공

꿈을 향한 동행

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경기도 학교 밖 청소년 40.2%가 진로변경을 이유로 학교를 떠났다. 진종순 센터장은 “학교 중단 사유로 진로 변경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더 큰 불확실성과 불안을 느낄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양한 진로선택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센터에서는 크게 학업동기와 자립동기를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검정고시와 대학진학 지원, 학습멘토링을 통해 학습을 지원하고 직장체험은 물론이고 기술훈련을 통해 청소년들의 자립동기를 북돋워 준다. 특히 직업과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자립훈련에 참여하는 경우 수당을 지급, 청소년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리더십과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청소년단도 운영하고 있다. 시·군 센터 대표 청소년이 참여하는 청소년단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들고 제안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내는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센터 인근 청소년 안전구역 지정, 체육활동 지원 강화, 교류활동 활성화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 인터뷰 - 진종순 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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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순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청소년으로서 차별받지 않고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센터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모든 성인이 직장인이 아니듯, 모든 청소년이 학생은 아닙니다. 학교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해서 청소년기에 받아야 할 지원에서 소외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진종순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차별받지 않고 차이를 인식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센터장은 공부하고 활동할 수 있는 학교 공간과 교재와 교복, 급식을 무상으로 받는 학교 안 청소년과 달리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이같은 기본적인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 센터장은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명시돼 있음에도 학교 밖 청소년에게는 학교를 떠났다는 이유로 교육을 받아야 할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며 “특히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 밖 청소년이 자유롭게 공부하고 활동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부족한 것은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222개소 평균 180명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법정면적 150㎡에서 활동하고 있어 센터는 교육권·활동권 보장을 위한 전용공간(300㎡) 확보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학업이나 취업 등 현실적인 지원뿐 아니라 청소년기에 배워야 할 공동체 의식, 사회성, 도덕성 등을 교육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진 센터장은 “센터의 지원 서비스는 기초소양 교육이나 자기계발보다는 상담 지원의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사회적 소속감과 또래와의 교류 기회 제공 등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지지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청소년으로서의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진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도 하나의 사회구성원으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며 “학교 밖 청소년들의 차이가 차별로 인식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