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교부학 사전」 공동번역 하성수 선임연구원 인터뷰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22-03-29 수정일 2022-03-29 발행일 2022-04-03 제 3288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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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애달픈 삶과 함께했던
 교부들 가르침에 더 큰 관심을”

한국교부학연구회 하성수 선임연구원은 「교부학 사전」 발간을 계기로 신학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부학 사전」은 3명 학자들의 공동번역으로 최종 선보였지만, 독일어판 원서의 초벌 번역뿐 아니라 사전 번역에 필수적인 두 가지 용례집 발간을 준비하고 마무리한 주역은 한국교부학연구회 하성수(시몬) 선임연구원이다.

하 연구원은 교부들에 관한 연구는 “현대 교회에도 진정한 양식이며 확실한 원친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오늘날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 곧 고해성사나 토착화, 교회의 일치, 영성과 사목뿐 아니라 사회적 윤리적 실천적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교부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생생하게 느끼며 살았던 신앙의 스승이자 증인일 뿐 아니라, 하느님 백성들을 헌신적으로 섬기고 돌본 목자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덕분에 교부들의 문헌이 탄생한 자리는 이른바 “세상물정 모르는 학자들의 책상머리가 아니라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로 누벼진 민중들의 애달픈 삶의 현장”이 됐다. 교부들의 가르침이 단순하면서도 감동적이고, 힘이 있으면서도 끊임없는 영감을 주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교부들과 그들이 남긴 문헌 등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단연 사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교부학 사전 번역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하 연구원은 우선 언어적 재능이 탁월한 전문가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사전을 내줄 출판사를 찾는 과정은 더욱 힘겨웠다. 특수 학문 분야의 사전을 펴낸다는 건 경제적으로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천주교조선교구설정 20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성토마스연구소가 「교부학 사전」 발간을 신학대전 완간을 위한 선결사업으로 품으면서 사전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한국교회 신학의 발전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게다가 가톨릭 신학자 대부분은 신학대학에서 성직자 양성 등을 맡고 있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하 연구원 또한 교회가 “성전(聖殿)을 짓는 일뿐 아니라 성전(聖傳)을 연구하는 평신도를 양성하는데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30여 년간 교부학 연구에 몰두해온 하 연구원은 몇 년 전부터 교부들의 가르침을 보다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교부 문헌 주제별 선집」 발간을 준비 중이다. 이는 세계 교부학계에서도 최초로 시도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