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수환 추기경 부활절메시지] 부활은 죽음이긴 생명의 승리

입력일 2020-05-10 15:58:21 수정일 2020-05-10 15:58:21 발행일 1989-03-26 제 1648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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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타파、믿음과 사랑 가져와
평화는 부활의 전리품
용서ㆍ화해정신 구현을
세계성체대회 재정분과사업부는 최근 성체대회 공인 기념품 전시 판매장을 명동 사도회관에 개설했다.

판매장에는 나무십자가、기념배지、기념반지、병풍、그림등이 전시돼있다. ▲연락처=(02)771ㆍ76 (교2278)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금년 부활대축일을 맞아『부활은 죽음에 대한 생명의 승리』라고 강조、그리스도의 부활은 불신과 어둠、미움과 죄를 타파한 믿음과 빛、사랑의 승리로써 우리 인간을 위한 하느님 사랑의 승리라고 천명했다.

<메시지 전문 2면>

89년도 부활메시지를 통해 김 추기경은 또『오늘날 같이 남북이 분단된 상황속에 핵분열을 일으키듯이 정파간ㆍ지역간ㆍ계층간ㆍ세대간ㆍ노사간의 대립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이 혼란 속에 교회는 분명히 우리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평화、그분의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모든 이의 가슴속에 심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진정으로 사회의 화해와 이 땅의 평화를 원한다면 먼저「사랑의 사람」이 돼야한다』고 호소하고 특히 세계 성체대회를 앞둔 가톨릭 신자들은 성체성사에서 우리의「밥」이 되기까지 하신 예수를 본받아 남을 위해 주고 나누는 사랑을 살줄 알아야한다』고 역설했다.

김 추기경은『교회는 이 사회 속에서 분명히 자신을 불태우는 사랑의 등불이 돼야한다』면서『그리스도께서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신 것처럼 우리도 사랑으로 지역과 계층ㆍ세대 간의 불신과 불화의 담을 헐어야 한다』고 밝히고 사랑을 떠나서는 참사람ㆍ참된 인간사회ㆍ세상을 건설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부활메시지에서 김 추기경은『그리스도는 죽었다가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의 모든 죄와 죽음을 무력하게 하셨다』며『자신을 증오하고 핍박하는 원수에게 생명을 온전히 내놓으셨다가 되찾으신 그분 앞에서 이제는 어떠한 미움과 분열도 의미를 잃었기에 평화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전리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이 평화로써 사도들을 새롭게 하고 세상을 새롭게 하여 새 인류공동체、새 하늘과 새 땅이 시작되고 새 역사가 시작되게 했다』고 말한 김 추기경은 이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의 부활로써 변모된 사도들의 삶에서 잘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추기경은 서로 원수같이 지내던 이방인이 인종이나 민족의 차별ㆍ계급의 차별 없이 모두 그리스도 안에 하나가 되는 놀라는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하고 『우리도 사도들과 같이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면 우리 안에서도 근원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활하신 예수를 만난다는 것은 육신의 눈으로 본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본다는 것、곧 믿는다는 것』이라는 부활메시지는『무엇보다 폐쇄적이요、이기적인 자아、즉 묵은 인간이 내안에서 죽고 그리스도를 닮는 새 인간이 내안에서 부활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