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월례교회사 연구발표 초

여동찬ㆍ조광
입력일 2020-03-20 16:48:44 수정일 2020-03-20 16:48:44 발행일 1986-10-26 제 1528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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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불 수교 1백주년기념 교회사 연구발표회(제5회)가 10월 18일 오후 2시 서울 한글회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발표회에는 여동찬 교수(한국외국어대)가「개화기 프랑스선교사의 한국관」을, 조광 교수(고려대)가「한국순교자에 대한 프랑스선교사의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다음은 주제발표를 요약ㆍ정리한 것이다.

◆「개화기 불 선교사의 한국관」 -여동찬

한국사회 낮게 평가

일부다처제 등 도덕성 부족 지적

프랑스 선교사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어떻게 보고 평가했는지는 개화기 때 신부들의 서한ㆍ달레의 「조선교회사」뮤뗄 일기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문헌들은 단편적으로 나타나있다.

한국을 평가함에 있어서 선교사들은 한국 및 한국의 제도와 사회를 낮추어 평가하는 경우와 압박을 당하는 서민층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대하고 그들의 장점을 확대시키는 경우 등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가끔 당시의 프랑스 정부는 물론 선교사들까지도 한국을 프랑스의 식민지로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 듯한데 문헌에는 선교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영향을 바라던 신부들의 심정과 욕심을 발견할 수는 있어도 그들이 식민지 정책을 바랐다든지 이를 프랑스 정부에 건의했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는다.

한국인의 민족성에 대해 문헌은 한국인의 성격은 태도가 솔직하고 하층계급일지라도 성실하고 낙천적일 뿐 아니라 고결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반해 서양에 비해 도덕성은 부족한 것으로 소개됐다 서양인들의 눈에는 일부다처제도라든지 호소할 데도 없는 여성들의 비참한 처지와 수많은 사회 현상들은 도덕성의 결여를 입증하는 것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여성의 비참한 처지는 유교사상과 거기서 초래된 한국사회제도에 기인한 것으로 소개하면서 그러나 여성들은 지혜롭다고 강조한다.

한국인의 종교관에 대해 선교사들은「절충 주의적」경향을 지적하며 그들은 막연하게 종교를 동경하면서 미신에 빠지기 쉽고 혼합적인 사상을 가졌다는 것이다.

서양보다 일찍 훌륭한 제도(과거제도 등)를 만든 선진사회였지만 그 운영은 실패했다고 선교사들은 지적한다.

◆「한국순교자에 대한 프랑스 선교사의 이해」 -조광

순교사실만 강조

사회상 이해 부족, 박해원인 규명 등 미흡

한국순교자들의 독특한 성격은 프랑스 선교사들의 선교이념이 그대로 투영됐다. 이러한 프랑스선교사들의 관념을 알기위해서는 선교사들이 적은 순교기록이나 전기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선교사들이 남긴 기록에는 한국교회에 관한 책을 비롯 순교자들의 행적을 기록한 전기와 선교사들의 개별적 전기가 있다.

이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르네 신부가 펴낸 「한국순교복자전」을 들 수 있는데, 프랑스선교사들의 전기들이 갖고 있는 전체적인 특징은 당시의 사회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순교자들의 삶의 과정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선교사ㆍ성직자 중심의 서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박해원인을 당시사회구조나 신자들의 특성에서 찾지 않았다.

이러한 선교사들의 생각은 그대로 순교자들의 성격을 우리의 삶으로부터 동떨어진 인물로 규정시켜 놓았다.

선교사들의 기록에 나타난 대로 순교자들의 성격을 살펴보면 굳은 신앙의 소유자, 열심히 기도하고 독서하는 자, 엄격한 계명의 실천자, 고행을 실천하는 자 등으로 막연하게 표현됐고 특히 여성신자는 동정을 염원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것은 당시 유럽에서 실추당한 교회의 권위를 한국에서 찾자는 선교사들의 염원에 의한 결과로 볼 수 있지만 순교결과만을 강조한 나머지 순교를 정당화시킨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다.

선교사들의 순교자에 대한 전기나 기록은 당시 상황을 볼 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작업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오늘날 한국 성인들에 대한 재평가를 위해서는 새로운 자료수집과 함께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현대 역사학과 신학 등의 새로운 학문연구방법의 원용이 매우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여동찬ㆍ조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