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환 추기경<서울대교구장>
성찬의 삶 사는 해 돼야
제 44차 세계성체대회는 한국교회가 세계교회를 위해 봉사할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필연성을 제공하였습니다.
1990년은 진정 성찬의 신비를 사는 해가 돼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과 전례와 생활운동이 모든 교우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확산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그동안 실시해온 성시간·지속적인 성체조배와 같은 전례를 기획하여 신자들이 성체신비에 깊이 젖을 수 있도록 계속 배려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소유한 유형무형한 모든 소유를 이웃과 나무며 이웃형제와 동고동락하는 일치를 향해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물질적으로뿐 아니라 생활전체를 나누고 서로 배우려는 겸허하고 관대한 자세를 갖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성체대회를 끝내고 한마음한몸운동은 종래의 헌혈 장기기증 입양 결연 헌미운동도 계속할 것이나 이 범주를 넘어서서 새 지평을 열며 더욱 발전적으로 정착되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크리스찬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앞당기고 대비하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여 실천해야할 것입니다.
성체대회기간중 봉헌된 신자들의 정성을 토대로 지속적인 모금을 실시하여 다른 가난한 세계교회와의 나눔을 실천해 나가며 우리가 받은 은혜를 보답해야 할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모두가 하나되어 우애를 증거하고 성찬의 삶을 살아 간다면 교회는 이땅에 참된 소금과 빛이 될 것이며 이 민족과 온겨레에 누룩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윤공희 大主敎<광주대교구장>
일치ㆍ평화위해 모두가 투신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올해는 2천년대를 불과 10년 앞둔 시점으로 우리 모두 2천년대에 걸맞는 교회의 위상을 정립하고 이를 구현시킬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84년의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 성체대회를 치루면서 내걸었던 주제와 구호들, 그리고 그 열정이 헛되지 않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성찬의 삶」을 더욱 충실히 살아야 할 것 입니다. 성천의 삶을 산다는 것은 전례만 거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자신을 생명의 빵으로 내어 주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곧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백성들이 실제로 일치와 평화와 화해를 위해 투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교회의 사회교리나 이 세상에서의 정의와 자유 및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결코 부차적인 일이 아닌 것입니다. 삶의 현장인 이세상과 관련을 맺는 모든 분야가 「보편적 구원의 성사」인 교회의 사목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성찬의 삶이 결국 이 세상에서 사회적 형제애로 드러나겠지만 그렇다고 인간상호관계로 이루어지는 수평적차원만 강조되어서는 안될 것이며 언제나 모든 것을 거저 내어주시는 하느님과의 수직적 차원이 우선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우리 자신을 개방하여, 그들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를 껴안고 세상에 「희망의 표지」로 존재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다함께 노력합시다.
주님의 은총이 올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 그리고 우리 교회공동체에 풍성히 내리길 빕니다.
■ 정진석 主敎<청주 교구장>
“전교활동에 주력합시다"
우리 청주교구는 지난 10년 동안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이처럼 크나큰 발전은 물론 하느님의 은혜입니다마는 우리 신앙공동체가 하느님의 뜻을 따라 하느님의 성실한 도구로 사명을 효과있게 수행한 공로의 덕분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참 제자라면 우리는 먼저 전교에 주력해야 합니다. 전교는 최상의 선행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죄악이 얼마나 만연하고 있는지 우려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살인ㆍ강도ㆍ강간ㆍ마약ㆍ인신매매ㆍ사기ㆍ도박 등 상상도 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나날이 생겨납니다. 하느님이 계시고 정의의 심판에 따른 천당과 지옥이 있음을 확실히 믿는 국민이 많아질수록 범죄가 줄어들 것입니다. 따라서 전교는 우리 나라가 범죄없는 복지국가가 되기위한 가장 확실하고 가장 빠른 길입니다.
희망찬 2천년대를 은총 중에 맞이하기 위해 앞으로 10년동안 우리교구가 수행해야할 가장 절실한 목표는 복음화율 10퍼센트 돌파입니다. 앞으로 신자수가 5만명 증가되면 우리교구의 복음화율이 10퍼센트로 됩니다. 해마다 시단위 본당은 4백명씩, 읍단위 본당은 2백명씩 그리고 면단위 본당은 1백명씩 전교하면 타교구로 이주하는 신자를 감안하더라도 매년 5천명씩 증가할 것입니다.
신자증가에 부응하여 새본당을 청주시내에는 매년 신설하고 충주시와 기타 인구밀집지역에 2년마다 신설하여 앞으로 10년동안 15개의 새본당이 세워지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하느님의 크신 은혜로 21세기초에는 청주교구소속 사제가 1백명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경갑룡 主敎<대전교구장>
성체대회정신 뿌리내리도록
한국교회는 지난 몇 년 동안 제 44차 세계성체대회를 알차게 준비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성체대회의 진정한 성공은 세계성체대회가 제시한 주제와 정신을 얼마만큼 우리 안에, 우리 삶 속에 내면화 시키고 내실화 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대전교구는 새해를「세계성체대회 정신을 뿌리내리는 해」로 정하고 세계성체대회 이상과 정신을 우리 각자의 삶 속에 우리 공동체 안에 뿌리내리고자 「성체와 말씀으로 사는 그리스도인」「한 마음 한 몸 운동 지속」「성소운동과 신학교 건립」「선교활동강화」를 역점사업으로 삼아 나아가고자 합니다.
가톨릭신자의 특징은 성체성사와 하느님의 말씀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성당안의 「나」와 성당밖의 「나」가 너무도 다릅니다. 이처럼 이중성을 띠는 신앙생활이 되지않기 위해 우리는 말씀과 성체성사를 실천하는 삶을 사는 참다운 그리스도인이 돼야합니다.
또한 성소운동은 중단함이 없어야 합니다. 이 운동은 성소가 부족하고 없을때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성소운동은 성소가 풍성할 때 하는 것이고 성소에 대해서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때에 가장 필요한 운동입니다.
성소운동은 끊임없는 기도와 성소자 발굴 및 성소에 응하도록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일, 그리고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일입니다. 이에 우리교구는 90년을 신학교 건립을 본격화시키는 해로 정하고 교구내 모든 본당과 기관·단체는 기도운동과 함께 총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 박정일 主敎<마산교구장>
교구공동체 활성화에 총력
90년대를 여는 새해를 맞이하면서 마산교구 신자가정과 우리 교구 위에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을 기원합니다. 지금 우리 교구는 내년(1991년)이면 교구설정 25주년을 맞이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그래서 참 그리스도의 교회상을 실현해 나가는데 교구사목의 역점을 두면서 90년도 교구사목방향을 「교구공동체공고화」「한 마음 한 몸 운동의 지속적 추진 및 정착」으로 정하고 교구민 모두의 적극적 동참을 구합니다.
마산교구는 6개 지구로 분할, 각 지구마다 지역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각 지구는 자기 지구에 맞는 사목방향을 거기에 대처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지구내 모든 본당들이 서로 협력하고 도움을 주며 신자들간의 친목을 도모함으로써 지구공동체가 공고히 될 수 있으며 지구단위의 친교와 봉사와 증거의 공동체형성은 자연히 교구 공동체의 공고화와 활성화로 직결될 것입니다.
한국적 성체신심의 한 표현으로 탄생한 한마음 한 몸 운동이 우리 교회 안에 정착될 때에 성체대회를 치룬 보람이 있고 교회의 내적성장이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 마음 한 몸 운동은 본당내에서 본당공동체를 단합시킬 뿐 아니라 지구와 교구공동체로 일치의 폭을 넓히고 나아가서 세상과의 연계를 맺을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참 그리스도의 교회가 세상안에서 지향하는 친교와 봉사와 증거의 공동체가 되는 길입니다.
■ 나길모 主敎<인천교구장>
계층간 화해위해 노력해야
앞으로 10년 후면 세기가 바뀌는 역사의 기로에 선 우리는 90년대의 서장을 여는 올 한해를 겸허한 자세로 맞이하여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냉철히 묵상해야할 것입니다. 금년 한해 「사랑으로 그리스도와 이웃과의 일치를 실현」하기 위해 세가지 크리스찬 삶의 모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하느님의 현존을 깨닫고 사는 신자이기를 소망합니다. 날로 물질우선의 사고가 우리의 뇌리를 채우고 있는 이때 하느님의 크신 힘과 사랑을 깨닫고 살아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을 생각하는 복음적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둘째는 우리의 이웃 특히 가족과 공동체 안에 형제자매들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아가는 한해가 돼야할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내 이웃을 사랑치 못하면서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우리 크리스찬은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위하여 부부애에 충실하며 계층간의 화해를 위해 노력해야하고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셋째는 구복적인 종교가 되지않으려면 나만의 안녕과 내 가족의 행복만을 추구해서는 부족할 것입니다. 내 주변의 소외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이 누구며 그들을 위한 나의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교회에서마저 가난한 이들이 소외당하는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기에 우리의 정신을 가다듬어 주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고 행동해야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한민족의 평화와 번영,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위한 노력도 경주해야할 것입니다.
뜨거운 기도로 염원한다면 불가능은 가능으로 변할 것입니다.
■ 두봉 主敎<안동교구장>
「한마음 한몸운동」지속실천
80년대가 지나가고 90년대가 시작됩니다. 한세기를 마무리하는 90년대를 맞이하는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말씀이 더욱ㆍ정다운 부르심으로 그리고 기꺼운 응답을 촉구하시는 님의 목소리로 들려야 하겠습니다.옷깃을 여미고 열린 마음으로 대망의 90년대를 맞이합시다.
89년도에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묵상하며 성체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90년대가 시작되는 올해에도 「한 마음 한 몸」이라는 지표아래 사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다만 「한 마음 한 몸」이란 표어를 3가지 나눔(생명ㆍ재물ㆍ보금자리나눔) 운동에 국한해서 해석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본당이나 공소ㆍ수도 활동단체 등에서 90년도 생활지침을 세울 때에는 성체성사에 관한 영성적인 면과 한 마음 한 몸 운동에 따른 실천적인 면을 함께 정해야겠습니다.
한 마음 한 몸 운동의 3가지 나눔에 따라 실천목표를 세울 때에「생명의 나눔」에는 헌혈ㆍ헌안 외에 공해ㆍ가족계획문제ㆍ전교사업도.「재물의 나눔」에는 헌미 헌금외에 시간(능력(특기기술 또는 기도 등도.「보금자리 나눔」에는 입양 뿐만아니라 이웃에게 자기가정의 문을 기꺼이 열어주는 것과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한 식구로 맞아주는 것 등도 포함시킬 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예수님의 성찬안에 초대받은 자들임을 묵상하면서 기껍고 흐뭇하게 「한 마음 한 몸」의 삶을 삽니다. 90년대를 맞이하면서 「한 마음 한 몸」이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