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천호동 화재’ 희생자 위한 추모미사 거행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1-08 15:31:19 수정일 2019-01-08 17:49:02 발행일 2019-01-13 제 312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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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소속 소냐의집 주관… “성매매 만연한 시대에 필요한 건 관심”

예수회 조현철 신부가 2018년 12월 30일 ‘천호동 화재’ 현장에서 거행된 ‘천호동 화재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소냐의집 제공

‘천호동 화재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가 2018년 12월 30일 오후 2시 서울 천호동 화재 현장에서 거행됐다.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소속 여성인권상담소 소냐의집(소장 이종희 수녀)이 주관한 이번 미사에는 100여 명이 참례했다. 주례는 예수회 박상훈 신부가 맡았고 김정대 신부와 조현철 신부가 공동집전했다.

이날 조현철 신부는 “누가 자신의 몸을 매매의 대상으로 내놓고 싶을까”라며 “자기 몸을 가장 아끼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다. 화재 희생자들의 성매매는 자발적 선택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 강요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강론했다.

조 신부는 또 “상당수가 빈곤으로 인해 아주 일찍, 미성년 때부터 성매매를 시작한다”며 “일단 시작했어도 그만두기를 바라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신부는 “폐쇄된 구조물에서 고단한 몸과 마음을 이어왔을 희생자들도 하느님이 가장 관심을 많이 기울인 사람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사람을 매매의 대상으로 보는 곳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는 관심과 따뜻함이 있는 가정이 아니었을까”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소냐의집 소장 이종희 수녀는 “이번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애도하고 대변하고자 미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무관심과 이기주의로 꽁꽁 얼어 있는 사회이지만, 희생자들을 위해 길거리 미사에 함께한 분들의 마음만큼은 따뜻한 것 같다. 이들의 온기가 세상을 녹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천호동 화재’는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말한다. 이 화재로 성매매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