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문화 교류하며 영어 자신감도 ‘쑥쑥’
매년 7월이 되면 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교장 김춘오 신부, 이하 논산대건고)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온다. 바로 미국 조지아대학교(The University of Georgia, 이하 조지아대) 학생들이다. 이들이 여름마다 논산대건고를 찾는 것은 한 달 동안 마련되는 ‘대건 글로벌 리더십 캠프’(이하 캠프) 때문이다. 2015년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다. 7월 3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올해 캠프에는 13명이 참여했다.
조지아대 학생들은 캠프 동안 논산대건고 학생들의 멘토가 돼 영어 과목을 비롯한 정규 수업은 물론 학교 축제, 학습 동아리 등 다양한 교내 활동에 함께하며 언어와 문화를 나눴다. 또 전주 한옥마을과 DMZ 방문, 홈스테이 행사 등을 통해 한국 사회와 문화를 배우고 체험했다. 캠프 시작은 논산대건고와 조지아대 비교문학과 이향순 교수와의 우연한 인연에서 비롯됐다. 2015년 당시 영어에 대한 학생들의 동기부여 방안을 모색하던 논산대건고는 이 교수로부터 비교문학과 과목으로 진행 중인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소개받았고 이를 활용한 ‘대건 글로벌 리더십 캠프’를 기획했다. 세계 각지에서 실시되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은 조지아대 학생들의 해외 경험 확대와 대민(對民) 봉사가 목적이다. 첫해 6명이 지원했던 캠프는 이후 22명(2016년), 17명(2018년)으로 늘었다. 반복해서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다. 올해는 13명 중 4명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논산대건고를 찾았다. 이런 글로벌 캠프는 상대적으로 원어민 교사와 만날 기회가 드문 지방 소도시 학생들에게 외국어 능력을 향상하고 세계 문화와 소통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 “정재윤(대건안드레아·고2·대전교구 논산부창동본당)군은 “한 달 동안 조지아대 학생들과 여러 활동을 함께하며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가지게 됐고 세계를 보는 시선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조지아대 학생들에게는 ‘지역 문화 특성과 다양성을 체험하며 한국을 더 깊이 알고 이해하는 기회’라는 평이 나온다. 아울러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양국 교회의 신앙을 나누는 자리다. 마리아 캐롤(Maria Carroll)씨는 “논산대건고 성당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며 나라와 언어를 초월해 하느님 안에 하나 되는 가톨릭 신앙의 힘을 느꼈다”며 “마음을 다해 성가를 부르며 미사에 참례하는 논산대건고 학생들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들려줬다. 조지아대 학생들은 캠프 기간에 논산대건고가 교육 기부 차원으로 마련한 대전·충남·세종 중학생 대상 영어 캠프에도 참여해 지역 중학생들과도 함께했다. 김춘오 교장 신부는 “글로벌 캠프는 문호 개방에 적극적이셨던 김대건 성인처럼 세계 시민 정신을 배우고 성장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양국 청소년·청년들이 서로의 지식과 문화, 역사, 전통을 나누고 이해하며 앞으로도 우정을 키워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