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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과 함께 떠나는 가족 성지순례] 주말 명순례지 특선 3 해미

입력일 2017-08-11 15:27:08 수정일 2025-06-19 16:56:36 발행일 1994-09-04 제 1920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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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매장 당한 순교자들의 절규 “쟁쟁”
가공할 처형 방법으로 악명 
무명 신앙선조 순교애 충만 
다양한 문화유적 산재 순례ㆍ관광 “일거양득” 

황금빛 가을 들녘의 넉넉함과 청련한 서해 바다의 푸르름이 있는 성지순례 코스를 원한다면 충남 서산군에 소재한 해미성지를 권하고 싶다.

해미성지는 또한 순교자 성월이 아니더라도 한국 천주교회 신자라면 필히 한 번은 순례해야 할 성지다.

새남터가 성직자들의 순교 성지라면 해미는 서민계층 평신도들의 대표적인 순교 성지이다.

1백 년의 박해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박해가 끊이지 않았던 해미는 수천 명의 이름 모를 순교자들이 웅덩이와 구덩이로 내몰린 채 생매장 당했던 기막히고도 더할 수 없는 보배로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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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 순교자들의 고문대로 쓰여졌던 호야나무. 뒤로 보이는 곳이 당시 감옥터이다.

◆백 년간 수천 명 순교

해미성지는 교통이 사통팔달로 시원스레 뚫려있어 다소 거리가 멀지만 당일이나 1박 2일로 순례하기는 안성맞춤이다.

해미는 또 인근에 수덕사로 유명한 덕산 도립공원과 가야산, 덕산온천, 태안 해안국립공원,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을 볼 수 있는 안면도 등이 자리하고 있어 주말 가족 순례코스로는 더할 수 없는 재미를 제공하는 곳이다.

해미성지를 순례하기 위해선 우선 가정에서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가는 길에「신창휴게소」와 덕산온천 인근에 음식점이 있지만 충청권 및 전라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지방에서 올 경우 넉넉한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1∼2시간 정도 걸으면 되는 순교자들의 해미읍 압송로를 도보 순례하기 위해 간편한 등산복과 편안한 신발을 사전에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해미에서 꼭 순례해야 할 곳은 생매장 순례지인「여숫골」과「해미읍성」「한티고개」이다.「해미성당」은 물론이다.

「예수 마리아」를 외치던 기도 소리를「여수머리」라 알아들은 주민들이 부르기 시작해「여숫골」이 된 생매장지는 현재 16m 높이의 순교탑과 생매장 터인「진둠벙」, 14처, 노천성당 등으로 단장돼 있다.

 

◆생매장 터 일대 단장

순교자들을 고문하고 처형했던 해미읍성에는 지금도 고문대로 쓰던 호야나무와 감옥 터, 사형 도구였던 자리개질 돌다리가 남아있다.

한티고개는 당시 죽음의 길로 악명 높던 순교자들의 압송로로 달레의 한국 천주교회사에 그 기록이 나오며 외길이지만 압송로 표지 리본이 잘 달려 있어 별 어려움없이 순례할 수 있다.

교통편은 자가 승용차를 가진 지방 순례객들을 위해 천안을 분기점으로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한 교통편을 소개한다.

경부, 중부, 호남 고속도로를 타고 경부 고속도로 천안 톨게이트로 나와 안산, 온양 갈림길에서 온양 방면으로 좌회전을 해 시외곽도로인 천안대로 쪽으로 차를 몬다. 만약 천안 시내 쪽으로 차가 진입했으면 다소 정체가 되지만 온양, 공주 방면 이정표를 따라 나온 후 온양 쪽으로 우회전하면 된다.

천안을 벗어나면 온양 방면 21번 국도를 따라 달린 후 온양온천역과 예산 갈림길에서 우회전한 후 직진, 당진 공주 예산 홍성이 갈라지는 네거리에서 홍성쪽으로 우회전한다. 여기서 당진으로 가면 김대건 신부 탄생지인 솔뫼를 순례할 수 있다.

21번 국도와 45번 국도가 갈라지는 대천 홍성 방면과 해미 덕산 방면 갈림길에서 해미쪽으로 직진한 후 수덕사, 덕산온천을 지나 한티고개를 넘아 해미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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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순교자들이 순교한 대표적 성지 해미는 수천명의 신앙선조들이 생매장 당했던 곳이다.

◆압송로 순례해 볼 만

한티고개 마루에 오르면 생칡즙을 짜서 파는 간이 휴게소가 있는데 여기서 잠시 짬을 내 수많은 무명 순교자들이 끌러갔던 순교의 길을 묵상하고 해미읍을 멀리서 조망하면서 순례의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볼 만하다.

한티고개를 넘기 전 도보 순례를 할 경우는 한티고개 마루 직전에 합판으로「한티고개」라고 검은 색 페인트로 쓴 작은 안내판을 따라 가면 된다. 주의할 것은 이 표지판이 너무 작기에 한티고개에 접어들 때 서행하면서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그리고 해미에서 숙박을 할 경우 해미성당 옆에 순례객들을 위해 마련된 여관이 있어 거기서 숙박을 하면 된다.

또 해미와 덕산 특산물로 산채백반과 숭어, 어죽, 더덕구이 정식 등이 유명하니 독특한 향토음식 맛을 경험하기 바란다.

 

◆문화 사적지도 다양

해미성지 길에는 다양한 관광 코스 및 문화 사적지들이 있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무엇보다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해미 인근 관광 및 사적지로는 덕산 도립공원과 태안 해안국립공원, 덕산온천 등이 길을 따라 곳곳에 있어 사정에 따라 마음껏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호서지방의 금강산, 소금강으로 유명한 덕숭산과 가야산이 있는 덕산도립공원은 비구니가 기거하는 수덕사와 해태바위 폭포 등으로 유명하다. 수덕사와 덕산온천에서 일주하는 가을 등산코스가 있으며 수덕사 산채백반이 특미다.

안면도와 태안반도 일대 1백30여 개 섬으로 구성된 태안 해안국립공원은 해수욕장과 침식작용으로 깎인 해안의 기암괴석들과 조각공원 등으로 유명하다.

수온 섭씨 52도 안팎으로 염화칼륨과 황산알미늄 등이 포함된 약알칼리성 단순 방사능천인 덕산온천은 온천수로는 유일하게 충남문화재 제19호로 지정돼 있으며 신경통과 류마티스, 동맥경화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례코스

■버스 이용시
▲서울(서초동):신례원 또는 당진, 서산 방면 직행-해미(서초동 터미널에서 40∼50분 간격 배차)
▲대전(동부):신례원 방면-해미(동부터미널에서 40~50분 간격 배차)
▲직행(보통)버스:각 방면-홍성-해미(홍성에서 수시로 출발)

■철도 이용시(장항선)
▲서울 및 각 방면:천안-홍성(버스로 갈아 탐)-해미

■자가 차량 이용시

▲서울 및 수도권
 △ 경부고속도로-천안(국도)-온양-예산-삼교-덕산-해미
△서울-아산만-당진-운산-해미

▲영동, 충청, 영남권
△중부 및 경부고속도로-천안(국도)-온양-예산-삼교-덕진-해미
△대전-공주-유구-예산-덕산-해미

▲호남권
△호남고속도로-논산-공주-예산-삼교-덕산-해미
△논산-부여-대천-광천-구항-갈산-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