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인 광고문구가 판을 치고 있어 청소년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각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판매전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광고업계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끌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광고문구를 사용해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광고의 성표현 유형을 보면 신체노출(Mudism), 성애(Eroticism), 성 차별(Sex-role)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렇게 분류되는 선정적인 광고문구는 경쟁사와의 판매전이 치열한 상품의 광고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졸속 판매경쟁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젊은 여자모델이 등장해「세 번만 꼭 눌러 줘요」라며 수줍게 웃는 D전자의 VTR광고는 성행위를 암시하는 광고문안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S참치의 경우 조개즙과 고추가 들어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각각 남녀의 성기를 암시하는 은어로 청소년들에게 널리 퍼져 있고, 더욱이 이 광고 마지막 부분의「따먹고 합시다」라는 문구도 성행위를 암시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D자동차의 경우 여자 모델이「강한 ××전 짜릿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나 모 과자광고에서「선생님 맛이 어땟어요?」라고 물으면「짜릿했지」라고 대답하는 것도 역시 성행위를 표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광고문구는 TV앞에 장기간 노출되어있는 청소년들이 무비판적으로 수용, 그들의 언어생활과 정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서울F여고에 다니눈 K학생은『친구들과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텔리비전에서 본 광고문구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광고의 카피를 자주 사용하는 이유를 묻자 『재미있어서』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현상에 대해 광고계의 한 관계자는『광고주들이 광고 기획단계에서부터 선정적인 문구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광고문구를 작성할 때 선정적인 것을 생각지 않았는데도 일부 청소녀들이 선정적인 것으로 오해할 때도 더러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K씨는『방송불가판정을 받은 방송광고 중에서 선정적인 이유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저속한 유행어들 상당수가 광고에서 따온 것이 많기 때문에 광고인들의 자숙이 필요하다』라고 피력했다.
선정적인 광고문구와 더불어 광고가 여성에 대한 성차별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기존 광고에 나타난 여성에 대한 이미지가 여성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존재, 남성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 육체적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존재, 지능이 낮은 존재로 나타나고 있어 청소년들이 여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갖게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청소년들이 성(性)과 이성관(異性觀)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를 갖도록 전체 사회가 교육적 측면에서 총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자본주의의 최첨단에 위치한 광고업계가 경쟁적으로 이러한 광고를 만들고 있어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광고주들이 이에 대한 문제점을 느껴 무분별한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건전한 광고문화 조성에 이바지 해야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광고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또한 광고가 문화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장인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광고는 이제 현대인들의 삶속에 깊숙히 뿌리내리고 있고, 그렇기에 건전한 광고문화 형성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기업문화 형성이 아직 초보단계인 우리나라 재계가 2천년대를 향해,「신한국」건설을 위해서도 마케팅의 최전선인 광고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해 건전한 소비문화 창달에 일익을 담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