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문예 칼럼] 네살박이의 호기심과 주일

양미경 <엘리사벳ㆍ탤런트>
입력일 2017-06-26 18:19:23 수정일 2017-06-26 18:19:23 발행일 1992-07-12 제 181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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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인 천주교회에서 발행되는 연예인 주보가 작년 11월부터 매주 받아 볼 수 있게 들어오고 문예 성당의 연예인 명단 통보로 월간지「생활성서」에 계시는 수녀님이 인터뷰를 하시겠다고 날 만나기위해 찾아오셨다. 수녀님과 방송국 로비에서 만났을 때 믿음에 대해, 그리고 냉담하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해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수녀님의 평화 방송 출연을 위해 내가 세례와 견진을 받은 곳인 명동 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평화 방송을 찾아갔다.

성당 마당을 들어서자 새벽미사를 다니곤했던 내가 언제부터인가 오랫동안 냉담인체 지내왔던 나의 생활에 대해서 스스로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로 가까이 오는 수녀님과의 만남은 나에게 주님의 부르심을 불현듯 느끼게 하였다. 평화 방송 출연이 계기가 되어 그동안 마음은 있었으나 한번도 찾아보지 못했던 연예인 (문화 예술인 천주교회)성당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왠지 모르게 늘 분주하고 뭐가 그리 바쁜지 시간에 쫓기며 살아왔던 내가 선후배 동료들과의 만남을 통해 뒤늦게 참여한 후회가 따랐다.

일요일.

새남터 성당에 4살된 아들 진석이와 함께 연예인 미사에 참례했다. 첫날은 주위 분위기에 어린 호기심 때문인지 시종 눈치만 살피더니 주일 미사에 두번째 참례한 날은 어른들이 부르는 성가를 어린 진석이가 듣고 제법 따라 부르기도 하고 기도를 하기 위해 두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무어라 옹알거렸다.

방송일로 늘 분주해 진석이한테 엄마로서 왜 진작 어린 영혼에게 주님의 사랑을 알려주지 못했던가 하는 후회가 따랐고 제대로 보살펴 주지못한 소홀함이 마음이 아팠다. 주일이면 진석이와 함께 성당에 나가게된 것이 다행스럽고 마냥 즐겁기만 한 진석이의 들뜬 표정이 흐뭇하게만 느껴지게 되었다.

주일 미사에 참례한지 한달쯤 되었을 때 또다른 방송 출연 제의로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되었는데 참으로 주님의 배려는 고맙기만 하다. 이상하게도 주일에는 방송일정이 피해서 잡히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진석이와 함께 주일 미사를 참례하는데는 지장이 없어 오랜 냉담과 문밖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방황한 시간에서 벗어나 지금은 어린 진석이와 함께 주일이 마냥 기다려진다.

▲문화예술인성당 건립추진위원회 사무실 : 793-7545~6

양미경 <엘리사벳ㆍ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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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경 <엘리사벳ㆍ탤런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