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산지역 천주교 신앙공동체의 재조명’ 주제 “복자 윤지충, 어머니 유언으로 제사 거부” 사촌형 권상연과 함께 유교식 제사 거행 안해 체포 한국교회 첫 순교자로 기록
한국 천주교의 첫 박해 사건인 신해박해 즉 ‘진산 사건’과 진산지역 신앙공동체 역사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진산성지(전담 김용덕 신부)는 11월 5일 성지 교육관에서 ‘진산지역 천주교 신앙공동체의 재조명’을 주제로 ‘제1회 진산성지 교회사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학술발표회에서는 김수태 교수(충남대)가 ‘안동 권씨 부인의 유교식 조상제사 거부’를 주제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이미 검토된 진산사건의 두 주인공인 윤지충과 권상연에 대해서가 아니라, 윤지충의 어머니이자 권상연의 고모인 안동 권씨 부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안동 권씨 부인은 북경의 구베아 주교 서한과 여러 사료를 바탕으로 아들 윤지충이 유교식 조상제사를 거부하도록 유언을 남긴 인물이다. 김 교수는 “안동 권씨 부인은 조선 후기 유교 사회에서 천주교를 받아들임으로써 여성으로서의 자각이라는 부분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그녀의 의지로 말미암아 윤지충과 권상연이라는 최초의 순교자가 탄생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산사건은 1791년 윤지충(바오로)이 유교식 제사를 거부해 발생한 사건이다. 1791년 어머니인 안동 권씨 부인의 상을 당하자 윤지충은 정성을 다해 상례를 치렀다. 하지만, 윤지충은 사촌 형인 권상연(야고보)과 상의해 권씨 부인의 유언에 따라 신주를 모시는 등의 유교식 제사의식을 거행하지 않았다. 이는 당시 사회에서 패륜으로 받아들여졌고, 결국 체포령이 떨어졌다. 윤지충과 권상연은 자수했으며, 1791년 전주 남문 밖에서 참수돼 순교했다. 윤지충과 권상연은 지난 2014년 복자품에 올랐다. 김수태 교수에 이어서 이석원 책임연구원(수원교회사연구소)이 ‘조선후기 진산지역 천주교 신자들의 거주지 이동’을, 방상근 책임연구원(내포교회사연구소)가 ‘개화기 진산지역 신앙공동체의 재건과 발전’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에는 임혜련 교수(숙명여대), 이원희 교수(강원대), 서종태 교수(전주대)가 참가했다. 진산성지 전담 김용덕 신부는 인사말에서 “한국교회 첫 순교자들의 자리인 진산에서 이들의 삶의 외침을 듣는 것은 참으로 값진 일”이라면서 “첫 순교의 반석이라는 교회의 값진 보물을 널리 알리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