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소통과 불통 / 이도경 기자

이도경 기자
입력일 2014-01-02 11:02:00 수정일 2014-01-02 11:02:00 발행일 2014-01-05 제 287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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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연말에 딸 채윤이가 태어났다.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기쁨과 함께 작지만 막중한 가정 공동체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절감하게 되었다.

초보 아빠의 시행착오 중 가장 난감한 부분은 소통의 문제였다.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채윤이의 요구사항은 매우 다양해서 엄마 아빠를 허둥지둥하게 만들기 일쑤다. 배가 고픈가 해서 수유를 하면 기저귀가 원인이고, 잠을 안자고 칭얼대서 온도와 습도를 체크하다 보면 실제로는 다른데 문제가 있었다.

이제는 빨리 딸이 자라나서 서로 눈을 맞추고 대화할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이다. 그 때가 된다면 아이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고 충분히 받아들이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다.

2014년이 되면서 예년과 다른 소망이 생겼다.

딸과의 불통이 지속되면서 더욱 필요성을 느끼게 된 대화와 소통의 소중함. 제대로 된 소통 없이는 그 어떤 공동체도 원활할 수 없다는 체험이 나를 간절하게 만들었다. 이웃을 사랑하는 데에도 교감이 없으면 선행 또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올해에는 나의 가정, 나의 직장, 내가 사는 사회에 진정한 대화와 소통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마음이 닫히고 자만심, 기만, 이기주의에 사로잡히면 어둠에 떨어지게 되고, 반대로 하느님과 형제들을 사랑하면 빛 속을 걷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난 성탄 전야미사 말씀처럼 나 역시 닫힌 마음이 아닌지 돌아보면서 국가, 정당, 기업, 가정 등 세상 모든 공동체의 가장들이 스스로 작아지고 가난해진 아기 예수님의 실재를 함께 묵상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