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7일 한국교회 사회선교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 - 부산 美 문화원 방화 사건에 대한 우리의 견해로 야기된 일련의 혼란은 검찰이 23일 관련자 전원에 대해 형사 처벌을 유보 한다는 조사 발표와 함께 이들을 귀가 조치함으로써 일단 마무리 지어졌다. 성명서와 관련, 21 · 22일 두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은 바 있는 박홍 신부(예수회 · 서강대 교수)는 23일 본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검찰의 이번 조치는 조그만 문제를 사실 이상으로 환영한다』고 말하고『그러나 협의회의 성명서 초안이 가톨릭 측 참가자들의 異見이 무시된 채 일방적으로 발표된 것은 틀림 없는 사실로서 짚고 넘어가야 할 유감스런 일이었다』고 거듭 밝혔다.
박 신부는『교회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는 그 목적뿐만 아니라 방법까지도 복음적이어야 한다는것은 가톨릭 교회의 불변의 정신』이라고 강조, 그런점에서 이번 성명서는『궁극적인 목적이 아무리 좋았다 하더라도 내용과 작성 배포 과정에서 복음적 차원을 벗어났다』고 지적, 한국 교회 사회 선교 협의회 성명서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던 자신과 가톨릭의 견해를 분명히 했다.
특히 성직자는 최우선적으로 교회를 생각하고 신자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로 혼돈과 손실을 가져오게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성명서가 참가자 전체의 사로 합의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는 박 신부는『쓸데 없는 오해로 신자들은 물론 그 누구도 상처 받는 일이 없어야 하며 교회는 더욱 그렇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박 신부는 정부 당국이나 언론이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문제들과 관련, 교회 단체나 관련자들을 용공분자로 보고 있는 사실에 대해 지극히 유감스런 일이라고 지적, 만일 그들을 용공 분자로 몰아 부친다면 그것은 더욱 위험스런 일이라고 경고했다.
박 신부는 지난 15일 돈암동 상지회관에서 성명서 초안을 보았을 때『내용이 과격한 부분이 있고 불 필요한 오해를 유발시킬 곳도 있어 수정할 것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2차회의에서 만들어진 성명서 내용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일단 회장단이 다시 작성토록 위임하고 가톨릭 측의 의견을 제출했다고 말한 박 신부는『異見으로 확정짓지 못한 그 성명서가 거의 그대로 신문과 방송으로 크게 터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성명서 작성과 발표 과정에 가톨릭 측의 동의가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池 주교님을 중심으로 우리측 참가자들은 15일 회합에서 성명서 초안이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욕심 때문에 산만할 뿐만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찌르기 보다는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을 불러 일으킬 부분들을 담고 있다』고 지적하고『참으로 이 사회가 인간이 인간을 아끼고 모든 인권이 존중 받을 수 있는 사회로 환원되도록 촉구하는 내용 등으로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의와 사랑을 실현해 나가는 사회적 소명이 특별히 큰 예수회 신부로서 복음이 경시되는 내용은 하느님께서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성명서 초안에 異見을 제시했다는 박 신부는『우리는 어떤 일을 수행 하더라도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또 무엇을 바라시는지 분명히 알아듣기 위해 식별의 지혜를 주시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신부는 또『이번 성명서가 가톨릭측의 異見을 무시하고 동의 없이 발표 됐다는 점외에도 참가자들이 교회 사회 선교 협의회에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가톨릭 교회의 공식 입장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복음의 빛에 비추어 판단하시는 주교님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명확히 읽고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 가톨릭 교회의 본질이며 바로 우리교회의 장점』이라고 강조하는 박 신부는『그런 점에서 우리 신자들은 목자들의 의현이 종합 된 담화문을 교회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고 제시했다.
박 신부는 이어『사제는 물론이지만 신자들이 개인적인 행동을 할 때에도 먼저 생각해햐 하는 것은 교회이며 하느님의 뜻을 올바로 알아 들을 수 있는 식별은 참으로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성직자·수도자·신자들은 다같이 깊은 영성적 차원에서 교회의 공식 가르침을 들을 수 있는 식별의 지혜를 위해 끊임 없이 기도 해야 한다』고 역설 했다.
박 신부는 특히『갈라진 형제들과 어떤일을 함께 추진할 때 식별의 지혜가 더욱 요청된다는 사실을 이번 성명서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하면서 복음적 차원을 벗어난 내용에 대한 우리의 지적이 반영 되지 않은 채 성명서 초안이 발표된 것은 성명서 내용은 차지하고서 라도 그 방법과 과정이 비복음적이었다는것은 다시 거론할 필요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또한『갈라진 형제들과 함께 하는 일들이 궁극적으로는 신학적 · 영성적 차원에서 우리 교회와 일치 되지 않는 점이 있기 때문에 異見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어느 것이 가톨릭 교회의 근본 정신 인가? 복음적인가? 를 먼저 생각, 자칫 빠질수 있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신부는 교회 사회선교협의회에 대해서도 언급, 협의회는 가톨릭과 개신교 인사들이 복음적 차원에서 對 사회 선교를 목적으로 결성돼 에큐메니칼 운동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따로 異見이 있을 수 없겠으나 이번 성명서 사태를 계기로 우리 교회는 냉각기를 갖고 차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다.
한편 박 신부는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대해『사실을 사실 이상으로 확대시켜 보도함으로써 야기 되는 혼란에 대해 매스콤은 크게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언론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