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기자수첩] 국회 평화음악회/ 임양미 기자

임양미 기자
입력일 2009-09-09 10:24:00 수정일 2009-09-09 10:24:00 발행일 2009-09-13 제 2664호 2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미디어법, 4대강사업, 세제 정책을 둘러싼 여야의 심각한 의견대립으로 바람 잘 날 없는 국회에 평화와 상생의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인류가족의 일치와 보편적 형제애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온 포콜라레 ‘일치를 위한 정치운동’에 의해서다.

‘일치와 정치운동’은 9월 1일 정기국회 개원을 맞아 국회의원회관 1층 대회의실에서 ‘국회 평화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음악회에 참가한 정치인들은 ‘정치는 사랑 중의 사랑’이라는 포콜라레 정신 아래 당론과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대방의 정당을 자신의 정당처럼 존중하며 화합과 상생을 향한 손을 잡았다. 사회를 맡은 김재윤 의원(민주당)이 “이 자리가 사랑의 향기 가득한 정치의 꽃을 피우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의 짐을 내려놓자”고 말하자, 강명순 의원(한나라당)은 “눈물이 날 만큼 행복하다”고 화답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서로 먼저 축하인사를 하라고 승강이를 벌이며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김성곤 의원은 가곡 ‘직녀에게’를 불러 “견우와 직녀처럼 만나 일치를 이루자”는 메시지를 전했고,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비틀즈의 이매진(Imagine)을 불러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 마지막 순서, 참가한 모든 의원들이 무대에 올라 손을 맞잡고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합창했다. 관객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치 파행과 난투극(?)의 온상인 국회에 ‘평화’의 이름표를 단 조촐한 음악회의 힘은 컸다. 입장차를 줄이지 못해 서로 비난하기 바빴던 정치인들은 ‘사랑’과 ‘일치’의 이름 앞에선 평화를 사랑하는 똑같은 인간이었다. 관객들은 의원들의 맞잡은 손을 향해 마음을 다해 박수를 보냈다. 그들이 국회에 진정한 평화의 꽃을 피우길 염원의 소리가 국회를 가득 메웠다. 교회는 한국 정치를 위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임양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