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구 용계본당, 영어 성경·신학 강좌

박경희 기자
입력일 2008-05-04 09:14:00 수정일 2008-05-04 0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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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선생의 강의를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신자들.
“영어·성경 함께 배운다”

신학에서 철학까지 지적 향연이 펼쳐진다. 게다가 영어 성경 읽기까지. 신학자들의 모임일까? 아니면 어느 신학교의 수업장면일까? 예상을 깨고, 성당 지하 교리실에 모인 이들은 평신도이다.

대구 용계본당(주임 심탁 신부)에서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30분이면 영어성경·신학 강좌가 열린다.

교재는 ‘뉴 아메리칸 바이블’(The New American Bible). 영어로 말씀을 읽고, 역사적 배경은 물론 신학적 의미에 철학까지 함께 알아 가는 일석사조(?)의 강좌다.

방대한 분야의 강좌를 이끄는 강사 또한 평신도. 이정희(요한)씨는 영어교사 출신에 역사학자이며, 로마 성 토마스(안젤리쿰)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 평신도신학교육원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즉, 평신도에 의한, 평신도를 위한 강좌인 셈이다.

찾아간 날, ‘그리스도인의 완성’을 주제로 한 특강이 열리고 있었다.

“신학덕은 ‘신·망·애’입니다. 신앙으로 하느님을 제일 진리로 인식하게 되고, 희망으로 하느님을 최고선으로 갈망하게 되며, 사랑으로 인간은 무한선인 하느님과 친교의 일치를 이루게 됩니다.”

‘덕론’에 대해서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어려운 용어가 나올 때마다 칠판에 영어와 라틴어로 적으며 단어적 의미 뿐 아니라 어원까지 알기 쉽게 설명했다.

지난해 6월부터 용계본당에서 마련한 강좌는 단순히 영어실력만을 높이기 위한 것은 아니다. 말씀을 깊이있게 이해하고, 윤리·영성적인 부분까지 함께 나누기 위한 것이다.

부부가 함께 강좌를 듣고 있는 김인수(마리아·53)씨는 “처음에는 기초적 영어문법부터 함께 배우면서 성경을 읽었다”면서 “매주 영어로 읽다보니 두려움도 사라지고, 무엇보다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배워가는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강사 이정희씨는 “역사를 총체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토탈 히스토리(Total History)라는 말이 있는데, 이 강좌도 요약하자면 토탈 바이블(Total Bible)이다”라며 “앞으로 바람은 일반 신자들도 바티칸 등 여러 교회사이트에 올려진 영어로 된 교회문헌을 읽으며 신앙이 보다 풍요로와 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용계본당 영어성경·신학 강좌는 관심있는 이면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 ※문의 019-9298-9604 김대호(안토니오)

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