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변화 원하기 보다 자기 자신 변화 시켜야”
한국 가톨릭교회 안에 열심한 신자들은 많으나 어떻게 열심히 해야 하는지, 왜 열심히 해야 하는지, 그리고 현재 상태로부터 더욱 성숙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영성생활 입문서가 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왔다.
수원가톨릭대학 영성신학 교수이면서 수원교구 송전본당 신부인 방효익 신부가 쓴 ‘더럽게 열심이다’(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231쪽/1만원)라는 책의 제목은 영성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바로잡아야 할 무엇이 있다는 암시를 하고 있다.
영성신학 분야에서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던 저자가 누구든지 쉽게, 체계적이면서 효율적인 영성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새로운 지침서를 선보였다.
저자는 영성생활의 점진적인 성숙을 도와주려고 각 장마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예들을 끌어들인다. ‘하느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물음에서 보이지 않는 바람이신 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사랑이신 분으로 시작한다.
하느님은 우리 대화의 상대이심을 부부가 대화하는 것에 연결시키고, 그리스도와 가까워지는 과정을 청춘 남녀가 맞선을 보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아가서의 해설에 이르기까지 온통 사랑으로 채색된 내용이다.
중간에 십자가의 성 요한의 작품에서 발췌한 내용은 보완적인 역할을 적절히 하고 있으며, 하느님의 말씀에 젖어들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시한 묵상에 대한 설명과 두 가지 묵상은 신선함을 던져주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여러 본당에서 ‘올바른 신앙생활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했던 강의를 정리했다고 저자가 말했듯이, 이 책을 읽는다면 마치 강의를 듣는 것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구심력과 원심력의 의미를 가지고 영성에 대한 설명을 한 것은 눈여겨 볼 내용이다.
‘무엇을 하려는(to do)’ 것보다는 ‘거룩하게 되려는(to be)’이 중요함을 역설하면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인상(人相)을 바꾸기만 원하지 인상(印象)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현실을 기도에 적용한다. 기도는 자기가 바뀌기를 다짐하는 것인데 항상 하느님께서 바뀌기를 다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평신도들이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저자 방신부는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이 책을 읽고 깨닫는바가 있기를 바란다.
황치헌 신부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출판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