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정말 제 탓이옵니다 / 조종현

조종현(베드로·광주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입력일 2002-04-21 10:00:00 수정일 2002-04-21 10:00:00 발행일 2002-04-21 제 2295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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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 탓이옵니다.

모처럼 대학 동창의 모임에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망중 한이라고 하였던가? 허물없이 지내는 부부의 일터를 찾아보았다. 열심히 즐겁게 살아가는 형제·자매님이기에 더욱 지나칠 수가 없다. 아니면 포근한 사랑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 반가운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어버린다.

아무튼 일터에 들어서면 『내 탓이요!』라고 쓰여진 액자를 볼 수 있다. 신앙의 삶이 묻어 나오는 교회의 가르침이다. 일터에서도 이 말씀대로 살아가는 이들이 한없이 자랑스럽고 한편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것이다. 과연 나는 이 말씀대로 살아왔는가? 얼마나 진실하게 살아왔는가?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내 탓이요』가 아니라 『네 탓이요』라고 억지를 부리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내 탓이요』는 무슨 뜻입니까? 라고 한 자매님이 묻습니다. 나를 반성하고 올바른 생활을 하라는 교회의 가르침입니다. 이해가 안 되는지 『나쁜 사람이 더 많고 남이 못살게 하는데 항상 '내 탓이요'만 하면 나만 손해가 아닙니까?』 하고 또 묻습니다. 죄와 잘못은 모두 자기로부터 나옵니다. 자기가 잘못하고 우리는 책임을 남에게 돌립니다. 그래서 나를 반성하고 죄를 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잘 모르겠는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결국 자매님은 『내 탓이요』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성당에 나오십시오. 그러면 아시게 됩니다』하고 무책임한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이것이 제 탓이옵니다. 더욱 열심히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오지 못한 탓이옵니다. 항상 깨어있지 못한 탓이옵니다.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하나가 되어 마음과 생각과 행동이 변화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주시고 우리의 변화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조종현(베드로·광주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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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현(베드로·광주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