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강원의대 최고령 합격한 박승룡 신부

김유진 기자
입력일 2002-01-20 05:14:00 수정일 2002-01-20 05:14:00 발행일 2002-01-20 제 228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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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 육체적 건강까지 돌볼 터”
박승룡 신부
수원교구 박승룡 신부(43·용인송전본당 주임)가 이번 대입시험에서 강원대 의예과를 지원, 정시모집에 최고령자로 합격했다. 심리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사목자로서 고통받는 신자들의 영적, 심리적 건강 뿐 아니라 육체적 건강까지 돌보는 전인치유를 하고 싶었다』며 의학공부에 뜻을 가진 이유를 밝혔다.

만약 그가 의학공부를 마치고 의사가 된다면 사제 출신으로는 첫 의사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의대 전공자가 사제가 된 사례는 있어도 반대의 경우는 이번이 처음. 정신과를 전공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신자들과 상담하면서 도움이 더 필요하다 싶은 경우 정신과 치료를 권유하면 대부분 거부했습니다. 무척 안타까웠죠. 그것은 마치 손가락을 다친 학생이 병원에 가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고 피를 뚝뚝 흘리며 되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86년 사제품을 받은 그는 본당 신자들을 상담하면서 심리학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91년 도미, 98년 위스콘신대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주된 관심분야는 상실로 인한 고통과 용서 체험.

『수능시험은 지난 2년간 틈틈이 준비했고 합격에 대한 기대는 채 못했습니다. 언어와 수학이 제일 어렵더군요. 나이나 다른 제약으로 삶의 용기를 갖지 못하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신부는 원주교구 박상용 신부(용소막본당)와는 형제간이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