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엘리안 무브먼트란 인간복제를 주장하는 일종의 종교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집단은 프랑스인 클로드 라엘이라는 사람에 의해 창설되었는데, 그는 주장하기를 1975년 UFO를 타고온 외계인을 따라 외계 혹성을 방문, 거기서 2만5천년의 진보된 문명을 체험하였다는 것이다. 라엘은 자신의 이러한 황당무계하고도 허구적인 주장에 근거하여 「국제 라엘리안 무브먼트」란 조직을 만들었고, 이 조직을 통해 일종의 종교적 교리까지도 내세우면서 동조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라엘의 주장은 이렇다. 엘로힘이라는 외계인인 인간을 창조했는데 그 창조방법이 곧 「인간복제」이며, 오늘날과 같이 첨단생명공학기술이 발달하여 인간복제가 가능해진 시기에 인류는 이제 복제를 통해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허무맹랑한 주장에 동조하는 회원이 전세계 84개국에서 약 5만5천명 정도이며, 우리나라에서도 2천여명이나 라엘리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엘은 자신의 종교적 해석에 따라 인간복제를 주장하면서, 실제로 인간복제회사라고 할 수 있는 클로네이드라는 회사를 만들어 인간복제를 추진해온 것이다. 그러한 라엘이 며칠 전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거창하게 공개 기자회견까지 하였고, 그는 기자회견에서 『복제인간은 앞으로 6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나올 것』이며, 또 『과학은 종교와 같이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이르게 할 수 있다』고 호언한 것이다.
생명복제와 관련하여 요즈음 우리나라의 생명공학계와 종교계에서 가장 큰 논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인간배아 복제의 허용 여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양쪽의 주장 모두에는 인간개체복제의 절대금지가 공통적으로 전제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또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의 한 가운데 불쑥 인간복제의 문제가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곧 배아복제만의 허용 문제는 결국에는 개체복제의 허용까지도 충분히 예상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톨릭 신자라고 자처하는 어느 유력 정치인은 외계인이 인류를 창조했다는 사상에 매료되어 라엘리언이 되었고, 불임부부들을 위해서는 인간복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되어야 한다는 반가톨릭적 주장을 늘어놓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안에서의 인간 생명에 대한 위기감이 한층 더 고조되는 듯한 느낌이다.
라엘의 한국 방문 의도가 드러났다. 인간복제 연구에 대한 미국의 제지로 인해 인간 복제를 추진했던 미국 내의 연구실이 폐쇄된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삼으면서 한국에서 인간복제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고, 그 이유도 충분하다. 라엘리안들은 우리나라가 아직도 인간복제시도를 막을 어떠한 법적 규제도 할 수 없는 법적 무방비상태의 나라이니 그들의 활동무대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인간복제를 위한 실험무대가 되고, 인간 생명에 대한 온갖 위협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되지 않기를 정부와 온 국민은 심각하게 염려하고 하루라도 빨리 이에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