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새로운 영화기획에 힘쏟고 있는 한지승 감독

이진아 기자
입력일 2001-08-05 10:10:00 수정일 2001-08-05 10:10:00 발행일 2001-08-05 제 226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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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깊이 묻어난 영화 만들고파”
아직은 새내기 신자
실천하는 신앙인 될터
한지승 감독
『보다 많은 관객들이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한지승(크리스토폴·35 서울 신당동본당) 감독이 그의 영화 안에 언제나 「재미」와 「감동」을 담아내는 것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한감독이 96년 데뷔 이후 제작한 영화는 모두 세 편. 교통사고로 죽은 아내의 영혼과의 사랑을 그린 「고스트 맘마」, 친구의 누나를 사랑한 이야기 「찜」 그리고 하루밖에 살 수 없는 아기에 대한 강한 모성을 담은 「하루」등 세 영화 다 절대적인 「사랑」에 대한 것이다.

「고스트 맘마」에서는 사랑의 영원성을, 「찜」에서는 변함없는 순수한 사랑을, 그리고 「하루」에서는 혈연보다 사랑으로 이어진 가족애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한감독의 의도였다. 장면 장면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와 영화 곳곳에서 터지는 폭소로 자칫 감독의 의도가 외면되기도 했지만 관객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잔잔한 감동이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이 때문인지 한감독의 영화는 개봉 당시 33만명, 25만명이라는 엄청난 관객들에게 한바탕 웃음과 눈물을 선사했다.

인간의 모든 사랑을 영화 안에 담고자 하는 한감독은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다수의 단편 영화제 수상,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네온 속으로 노을지다」조감독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실력파 영화인이다. 그가 이번엔 제작자로 나섰다. 한 작품을 끝낸 뒤 갖는 공백기간에 또 다른 영화제작·기획에 힘을 쏟고자 지난해부터 영화사 「시선」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 2월쯤 개봉할 「재밌는 영화」는 한감독이 제작자로서 첫 선을 보이는 영화로 「쉬리」「친구」「서편제」등 한국영화의 명장면들을 패러디한 영화다.

한감독이 해보고 싶은 작품은 장르를 불문하고 인간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있는 영화. 사고와 표현의 폭을 넓혀 이쁜 영화보다는 인생의 깊이가 묻어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게 한감독의 바람이다.

지난 5월 가수 노영심(보나·34)씨와 함께 세례를 받고 결혼한 한씨는 아직 새내기 신자다. 한감독의 집안은 15년 전 불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했지만 예비신자 교리를 게을리한 탓에 한씨만 일찍 영세를 받지 못하고 최근에서야 세례를 받게 된 것이다. 종교인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한감독은 특별한 신앙생활보다 생활 안에서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고 싶다고 한다.

말 많았던 올해 대종상 영화제에서 「하루」로 감독상을 수상한 한감독은 많은 질타와 냉정한 평가를 통해서 자신과 작품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관객들과 영화인들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영화감독이 됐다는 한지승 감독. 그는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온 한국 영화산업이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 블록버스터형 영화 등 다양한 작품들로 꾸며지길 바란다며 희망을 가져본다.

이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