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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페] 福者(복자)

李文熙(청주시 주교좌본당 보좌신부)
입력일 2023-07-20 14:24:04 수정일 2023-07-20 14:24:04 발행일 1967-08-27 제 582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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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크리스마스」 날밤 「쪼고렛」 하나를 선물받고 좋아서 어쩔줄 모르던 것이 기억난다. 어저께는 어떤 할머니가 손자도 안준 과자 봉지를 내손에 남몰래 쥐어주고 가며 무척 기뻐하는 얼굴을 나는 보았다. 하잘것 없는 물건이라도 받으면 기쁜 것은 그 물건이 내게 값있는 것이어서기 보다 그 물건이 함께 전하는 「사랑」이 지극히 아름답고 값진 것이기 때문이요 또 하잘것 없는 물건임을 알면서도 주며 기뻐하는 것은 그냥 무엇이든지 주고싶기만 한 사랑을 실제로 행동화한 사랑하는 기쁨에서 일 것이다. 사람은 사랑할 때 행복한 것이다. 「쪼고렛」 하나가 아니라 누가 자기가 가장 아끼는 무엇을 내게 준다면, 모든 것을 주고싶어하는 그 마음을 내게 준다면, 아니 그의 모든 것 그 자신 - 목숨 - 마저 내게 바친다면 나는 얼마나 행복할가. 내가 먹지 않고 모아서 누구에게 과자 한봉지 줄 그 누가 있다면, 내가 누구를 사랑하고 정말 사랑 - 行動할 수 있는 누가 내게 있다면 - 그래서 모든 것을 다 주고 싶고, 주고 싶은 것을 다 주고, 다 주고 싶은 그 마음까지 다 바치며 나를 그대로 - 목숨까지 - 바칠 수 있다면 나는 얼마나 행복할가.

사람들은 모두 제대로 사랑을 찾고 또 사랑하지마는, 진실로 사랑으로 모든 것을 다바쳐 사랑한 사람이 얼마이겠으며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해준 사람을 발견하고 지극한 행복을 안 사람은 과연 얼마이겠느냐.

하나의 사람만도 아닌 천주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끝없는 사랑을 받고 또 한없이 그를 사랑하여 모든 것을 바친 - 목숨까지 - 치명자들이 어찌 지극히 행복하지 아니할 수 있으며 모든 사람이 바라는 행복을 찾은 복자가 아닐 수 있겠느냐.

李文熙(청주시 주교좌본당 보좌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