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을 짓는다는 것은 건축학적인 의미의 단순히 ‘집을 짓는다’는 뜻보다 ‘성전건립’이라는 계기를 통해 본당 공동체가 하나 됨을 느끼고,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직접 마련해 주시고 계신다는 것을 체험하게 됐습니다.”
대구대교구 충효본당 주임 이상화 신부의 말이다. 지난해 8월 24일 설립된 충효본당은 경주 성동본당(주임 박창호 신부)과 성건본당(주임 이창수 신부)에서 분가된 신설 본당으로써 교적상 신자 수 400여 명, 주일미사 참례자 12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작은 공동체이다.
경주시 충효동 일대를 담당하는 충효본당은 초·중·고등학교 8개를 비롯한 대학교 2개가 밀집된 곳으로 앞으로 성전을 갖추고 본당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청소년·청년사목이 기대되는 본당이다. 현재 성전 건립을 위한 부지는 사들여 놓은 상태이지만, 성당을 신축하기에는 재정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신부는 “임시 성전을 마련하기 위해 충효동 일대를 다 돌아 다녀봤지만, 성당으로 사용할 마땅한 곳을 찾을 수가 없어 이웃 본당인 ‘성동성당’ 지하 강당을 빌려 잠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며 “처음 이곳에 둥지를 틀었을 때만 해도 준비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십자고상에서부터 성가책, 책상 등 필요한 것들이 생길 때마다 은인들이 나타나 성당으로서 구색을 조금씩 갖춰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하느님께서 보살펴 주신 덕분인가, 충효본당은 빛도 들어오지 않는 지하 강당을 벗어날 기회가 생겼다. 최근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범어주교좌성당’ 이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종전 2대리구 사회복지회에서 사용해오던 임시 건물을 경주 충효동 현지로 옮겨 성당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충효본당 전 신자는 독립된 충효본당만의 성전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로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대구 범어성당에 있는 임시 건물을 해체하여 경주로 옮겨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경비가 필요하게 되자 막막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충효본당 전 신자는 한마음으로 성전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웃본당을 순회하며 ‘효소’와 ‘성물’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신자들이 판매하는 ‘효소’와 ‘성물’은 이상화 주임신부의 부모가 손수 만든 최상품으로 시중에서는 쉽사리 구하기도 어려운 상품들이다.
신자들은 한 달에 두 번, 이 신부 부모의 작업장을 찾아 일손을 돕고 있으며, 신자들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한다는 의미로 ‘ADSUM’을 적어 넣은 목걸이를 만들고 있다. 또 본당은 물품판매와 함께 ‘충효성당 건립을 위한 봉헌서’를 받으며, 물적·영적 도움을 청하고 있다.
※문의 054-775-0610 농협 301-0119-7660-41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