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들의 얼이 담긴 영남선교의 요람지인 대구 새방골공소가 거센 형태화의 물결에 밀려 존폐의 갈림길에 서있다. 현제 달성군 성서면 죽전동(일명 죽전송골)에 소재한 새방골공소는 지난해 8월 이현공단 제2차 확장계획에 따라 공단에 편입하게 됨으로써 철거될 위기에 놓여있다.
총대지 2백27평에 전평 12평의 5간 초가집인 이 공소는 1886년 한불수호조약이 체결되자 이해부터 경상도의 전교를 담당하게 된 대구지방포교의 使徒 김보록(로벨트) 신부가 1888년 겨울 이곳에다 임시성당을 꾸미고 주재하면서 은신전교를 하던 유서 깊은 곳이다.
현재 이곳에는 당시 김신부를 모시던 이장헌시의 3대손 이화우(61세)씨가 거주하고 있는데 아직도 1백여년전의 14처가 그대로 보존돼있어 상리동신자들은 물론 전국의 많은 신자들이 자주이곳을 찾아 옛 조상들의 유적을 더듬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농사를 유일한 생활 수단으로 삼고 있는 이곳신자들은 이번의 이현공단 확장계획에 따라 모두가 지켜오던 농토를 잃게 됐는데 이러한 쓰라린 아픔에도 불구, 1백여년의 역사를 지닌 이공소만은 그대로 보존돼야한다면서 발을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상리동본당 10대주임 임청신부는『우리본당 모든 신자들의 유일한 생활터전은 물론 조상들의 얼이 담긴 이공소가 헐리게 되는 것은 후손으로서 너무도 유감스런 일』이라고 언급,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유적지만은 교회의 文化財로 보존됐으면 좋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故 이장헌씨의 3대손인 이화우씨는 조상대대로 이곳에서 1만여평의 농토를 경작해오면서 이 공소를 지켜왔는데 이제생활의 터전인 농토와 집을 잃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조상의 얼이 담긴 이공소만은 절대로 철거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교구에서도 공단의 확장계획이 발표되기 전부터 이 공소를 이화우씨로부터 매입하려고 했으나 교구의 예산부족으로 매입하지 못하고 오늘까지 미뤄왔는데 사무처장 전달출 신부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공소만은 교회 文化財로 보존되도록 정부기관에 건의하겠다고 교구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