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도움 절실한 캄보디아 포이펫 돈보스코학교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3-01-03 수정일 2023-01-04 발행일 2023-01-08 제 332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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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키우던 아이들이 길거리로 내몰리지 않게 도와주세요
정부 지원 전혀 없는 가운데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는 곳
후원 점점 줄어들어 위기상황
가난의 대물림 막아주길 호소

돈보스코학교 총책임자 양정식 신부와 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양 신부는 아이들이 교육의 기회를 놓치고 길거리로 돌아가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포이펫 돈보스코학교 제공

가장 가난한 아이들이 교육을 못 받고 길거리에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후원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캄보디아 포이펫(Poipet)의 돈보스코학교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무상교육을 하는 살레시오회 운영 교육기관이다. 돈보스코학교 운영비는 전적으로 후원에 의지한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후원금이 줄어들고 있어, 더 많은 후원자들의 관심과 나눔이 요청된다. 가장 가난한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포이펫 돈보스코학교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다.

돈보스코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의 가정. 돈보스코학교는 포이펫 지역에서도 가장 가난한 아이들을 선발해 무상교육을 지원한다.

■ 가장 가난한 지역, 포이펫

캄보디아의 작은 도시 포이펫은 극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하루하루 연명하는 곳이다.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지대에 접한 이곳은 지역 특성상 도박장이 많으며, 국경을 오가는 물품도 많다. 그래서 가난한 이들이 물건을 실어나르는 일 등 일용직으로나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몰려든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고통이 심한 곳이다. 이 지역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못하면 바로 길거리에 내몰린다. 포이펫의 아이들은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 방치되거나 길거리에서 빈 캔을 줍고, 도박장과 같은 위험한 곳에서 일하게 된다.

사실 캄보디아의 많은 학부모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일에 얽매이다 보니 자녀교육에는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한다. 1969~1979년 급진적 공산단체 크메르루주가 주도한 내전과 일명 ‘킬링 필드’(Killing Field) 대학살에 의해 성직자와 지식인들 상당수가 사망했다. 현재 캄보디아 젊은이들 대부분은 문맹률이 높고, 교육에 대한 열정도 그만큼 찾아보기 힘들다.

■ 미래를 바꾸는 교육

이 같은 상황이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교육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돈보스코학교는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 무상교육을 하고 있다.

살레시오회는 캄보디아의 긴 내전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를 위해 2002년부터 포이펫에서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읽고 쓰기 센터로 출발해, 현재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까지 12년을 지속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로 자리 잡았다. 현재 초등학생 266명 중학생 122명 고등학생 215명, 총 603명의 학생들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돈보스코학교는 지역의 모든 아이들 집을 방문해 가장 가난한 가정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학생들 중 고아나 편부모 가정 자녀, 가정폭력이 있거나 집이 먼 아이들을 위해서는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아이들은 가난으로 하루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해, 무상급식도 실시한다.

길거리 대신 학교에서 자라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변화를 의미한다. 부모로부터 버려져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한 소년은 돈보스코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기숙사에서 공부할 수 있었고, 졸업 후 왕립 프놈펜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그는 프놈펜대학 졸업 후 한국에 와서 국가 장학금을 받으며 연세대 법학과에서 계속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 같은 아이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한 아이의 삶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의 미래까지 달라질 수 있다.

돈보스코학교 학생들의 다양한 모습들. 포이펫 돈보스코학교 제공

돈보스코학교 학생들의 다양한 모습들. 포이펫 돈보스코학교 제공

■ 가난의 대물림 막아야

이처럼 돈보스코학교는 가난한 아이들을 교육하고 쉴 곳과 끼니까지 책임지고 있지만, 후원금이 끊기면 다시 아이들을 길거리 혹은 노동 현장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사립학교를 지원하지 않는 캄보디아 정책상 운영비를 일절 지원받을 수 없어 학교 운영비는 오로지 후원금만으로 충당해야 한다. 학교 건축비처럼 눈에 보이는 지원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학교 운영비는 후원 약속을 받기도 힘들다.

돈보스코학교 총책임자(Director)를 맡고 있는 양정식 신부(마르코·살레시오회 태국관구 캄보디아지부 소속)는 10여 년 동안 캄보디아 선교사로 일하며 가장 가슴 아픈 일이 “가난”이라고 말한다.

“희망의 시기에 절망만 있는 아이들의 삶을 보는 것이 가장 힘들고 슬픈 일입니다. 극빈은 아이들을 운동장도, 학교도 아닌 길거리로 내몹니다. 거기서 하루하루 연명하기 위해 빈 병이나 플라스틱을 주어 모아야 하고, 심지어는 구걸도 해야 합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가난이 대물림된다는 사실입니다.”

단지 가난해서가 아니라, 교육이 왜 필요한지 인지하지 못하는 캄보디아 부모들의 현실이 양 신부가 지적하는 가난의 고통이다.

돈보스코학교는 지적인 가르침뿐 아니라 절망만이 있던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교육기관이다. 양 신부는 호소한다.

“후원자분들의 도움만이 돈보스코학교의 가난한 아이들을 뛰놀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들이 교육의 기회를 놓치고 길거리로 돌아가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후원 국민은행 090501-04-135715 예금주: 재)천주교살레시오회

※문의 02-828-3524, sdbmissionk@gmail.com

돈보스코학교 학생들의 다양한 모습들. 포이펫 돈보스코학교 제공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