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옥현진 대주교 광주대교구장 착좌] 이모저모

이소영기자 lsy@catimes.kr,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염지유
입력일 2022-12-06 수정일 2022-12-07 발행일 2022-12-11 제 3322호 10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시노드 정신 실현할 교구장’ 기대 가득찬 빛고을 공동체
신임 교구장 착좌 기뻐하며
김희중 대주교 노고에 감사
교구민 아픔과 고통 위로하며
하느님 백성과의 소통 요청

11월 30일 광주 임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제10대 광주대교구장 착좌미사에서 옥현진 대주교가 강복을 하면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 염지유 기자

‘빛고을’ 공동체 광주대교구가 새 교구장 착좌의 기쁨을 맞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광주 임동주교좌성당 밖에는 한기가 어렸지만, 11월 30일 광주대교구장 이임·착좌미사와 축하연에는 온기만 가득했다. 광주대교구 새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착좌 당일 풍경을 한데 모아 본다.

■ 새 교구장 대주교 착좌 기쁨 맞다

◎… 오후 2시 미사에는 옥 대주교와 전임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제7·8대 교구장 윤공희(빅토리노)·최창무(안드레아) 대주교 등 한국교회 주교단과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평신도들이 함께했다.

미사는 현장 참례와 함께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성당에는 옥 대주교 착좌를 축하하려는 신자들로 가득했다. 성당 1·2층은 평소 옥 대주교의 온화하고 세심한 성품을 증명하듯 박수를 보내는 이들로 빼곡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미사에서 이들은 새 교구장 사목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기도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교령을 발표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박민규 기자

■ 함께하는 여정

◎… 미사에서는 ‘함께’ 의미가 강조됐다. 광주대교구는 시노달리타스를 앞장서 실천하는 공동체로, 옥 대주교는 교구 보좌주교와 ‘3개년 특별 전교의 해’를 위한 기획위원장으로서 그 걸음에 동행했다. 참례자들은 이 같은 걸음의 지속과 확장을 부탁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와 참여와 사명의 여정을 걸어가고 있다”며 “옥 대주교님을 통해 광주대교구가 성령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노드 정신을 사는 교구로서 주님의 빛을 널리 전파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윤관식(미카엘) 회장도 “더 큰 우리를 위한 빛이 되는 빛고을 공동체를 이루어 가실 것을 믿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구 여성위원회 정은희(클라라) 위원장 역시 “하느님 백성과의 소통을 위해 함께하시면서 부드럽고 온화한 사목을 해 주시리라 믿고, 신자들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꽃다발을 받은 김희중 대주교(오른쪽)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옥 대주교.

■ 자상함에 별명도 ‘옥 배려’

◎… 참례자들은 옥 대주교를 ‘옥 배려’라 불렀다. 옥 대주교 부모 옥군호(율리오·90)·모매실(루치아·87)씨 부부는 육 남매 중 막내인 옥 대주교를 “착한 아들”이라고 강조하면서 “너무 기쁘고, 신자들과 함께 계속 잘 살아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옥 대주교 동기 사제 박창진(야고보) 신부는 “착한 목자를 우리 교구에 보내 주심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옥 대주교가 주교품을 받을 당시 책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를 선물했다고 밝힌 박 신부는 “‘옥 배려’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시기에 염려하지는 않지만, 끝까지 사람을 잃지 않는 목자가 되시기를 바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영희 수녀(젬마·살레시오 수녀회)는 “빛고을 광주대교구에 참 빛을 가져다주는 목자가 되시길 바란다”며 “특히 소외되고 힘든 삶을 사는 교구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해 주시고, 희망의 빛이 되도록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옥현진 대주교, 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김희중·최창무 대주교(왼쪽부터)가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 박민규 기자

■ ‘금과옥조’ 포함 광주대교구 대주교 4명 한자리에

◎… ‘금과옥조’를 포함해 광주대교구 대주교 4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희중 대주교는 “옥 대주교님께서 주교품을 받으시던 날, 모 주교님께서 김씨 대주교님과 옥씨 보좌주교님이 만났으니 금과옥조 조합으로 광주대교구에 서광이 비친다고 덕담해 주셨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옥동자가 탄생하셔서 제10대 교구장님으로 착좌하시게 됐다”고 기쁨을 밝혔다.

윤공희 대주교는 “은퇴 주교를 셋이나 돌보게 됐는데, 우리가 새 교구장님께 무게가 아닌 버팀목이 될 수 있길 기도드리겠다”고 말했다. 최창무 대주교는 “광주대교구도 든든히 뿌리내려 두 자리 숫자, 제10대 교구장님을 맞이했다”며 “너무 돌보려 힘쓰시지 말고 교구장으로서 건강하시고, 잘 꽃피우시길 바란다”고 축하를 건넸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이병욱(요한 크리소스토모) 회장은 “4대(代)가 함께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교구 발전에 큰 힘이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임·착좌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이 박수를 치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 염지유 기자

■ 김희중 대주교에게 사랑과 감사

◎… 김 대주교를 향한 사랑과 감사도 쏟아졌다. 교구 사제단은 김 대주교에게 승용차 1대와 꽃다발을 선물했고,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단도 꽃다발을 전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재임기간 동안 당신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해 헌신하신 김 대주교님께 마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교구 사제단 대표로 축사한 김영권(세바스티아노) 신부도 “교구를 위해 정성과 사랑을 쏟으신 김 대주교님께 감사드리며 영육의 건강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 막냇동생 김대중(요한 사도)씨도 “고생 많이하셨다”며 “전력을 다해 소명을 다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제 평온한 몸과 평화로운 마음으로 주님 안에서 쉬시면서, 은퇴 주교로서 조금 더 편안하게 여생을 즐기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착좌미사 후 축하연에서 옥 대주교가 가족 친지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이소영 기자

■ 아픔에 공감하며 10·29 참사 애도

◎… 민주·인권·평화를 외치며 아픔에 공감하는 광주에서 봉헌된 미사인 만큼 10·29 참사 애도 분위기도 공존했다. 교구장 이임·착좌미사 준비위원장 이정주(아우구스티노) 신부는 “엄청난 경사지만, 두 분 대주교님께서 전례 중심으로만 간소하게 진행하시기를 바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귀빈 축사, 교구장님 착좌식 때 준비되는 묵주 등 선물도 생략됐고, 우리 마음을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들, 두 분 대주교님을 위해 기도로 모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특별히 많은 정치인도 참석했다. 박지원(요셉) 전 국가정보원장은 “옥 주교님의 10·29 참사 애도와 기후위기 대응 약속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정의당 강은미(아가타) 국회의원은 “생명 존중 마음으로 기후위기 극복에 무엇보다도 교회가 앞장서면 좋겠다는 기대”라고 밝혔다.

이제 광주대교구에서 36만여 명 신자들과 함께 하느님 빛을 교회 안팎으로 밝힐 옥 대주교의 교구장으로서 걸음이 시작됐다.

이소영기자 lsy@catimes.kr,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염지유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