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우리 교구는(6) 춘천교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11-22 수정일 2022-12-05 발행일 2022-11-27 제 3320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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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찬미받으소서 분과’ 활성화… 참여 잇따라 
실질적인 생태영성 실천 위해
‘말씀살기’와의 연관성 강조
본당 순회 강의·간담회 활발
여건 조성 위한 학교 운영 예정

춘천교구 가정생명환경위원회 위원장 김선류 신부(왼쪽)가 지난 7월 춘천 만천성당에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강연을 하고 있다. 춘천교구 가정생명환경위원회 제공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는 2023년 사목교서를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후속 권고’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2022년 사목교서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이어 성경 말씀을 사는 것과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교구 사목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별개가 아니기 때문에 하나로 같이 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주영 주교는 2023년 사목교서 서두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을 드러내시는 자리는 말씀과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피조물입니다”(「찬미받으소서」 12항)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해 기후위기와 가난한 이들의 소외라는 현실 앞에서 ‘그리스도인 공동체인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해답을 찾고 있다.

■ 생태영성은 본래 말씀에서 비롯된 것

교구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걸으면서 특히 ‘말씀살기’와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생태영성’이 복음 말씀에 담겨 있는 본질적인 신앙여정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가정생명환경위원회 위원장 겸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담당인 김선류(타대오) 신부는 “생태영성은 하느님과 인간과 모든 피조물의 친교와 사랑을 담아내는 영성이고 하느님 말씀에서 비롯되며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이었다”며 “엄밀히 생태영성이라는 말 자체가 필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시대 변화에 따라 교회 안에서 생태영성이 단절됐고 그런 이유로 현대에 들어서 생태영성을 다시 언급하고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구가 지난해와 올해 같은 제목으로 사목교서를 발표한 것도 하느님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살기는 분리될 수 없고, 선언적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모습으로 삶 안에서 실천할 때에만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춘천교구 강릉 솔올본당 청년들이 지난 10월 ‘찬미받으소서 살기’ 모임을 가진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춘천교구 가정생명환경위원회 제공

■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살기 실천

교구는 모든 본당에 ‘찬미받으소서 분과’ 설치를 권고, 독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절반이 넘는 본당이 찬미받으소서 분과를 만들었다. 새 분과를 조직하고 봉사자를 모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작은 본당을 제외하면 교구 내 상당수 본당이 분과 설치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찬미받으소서 분과 조직은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살기, 생태영성의 구체적 실천 의지가 본당 사목의 카테고리 안으로, 즉 본당 사목자와 신자들의 신앙 활동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뜻한다. 아직 분과 조직이 진행 중이어서 실질적인 활동까지 기대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단계다. 그렇지만 본당별 찬미받으소서 분과는 교구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김선류 신부는 매월 1회꼴로 교구 본당을 순회하며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미사를 봉헌하면서 짧은 강의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분과 구성원을 중심으로 이 활동이 이뤄진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미사 중에 생태영성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타 본당 사례를 공유하다 보면 “우리 본당도 해 보자”는 목소리가 나오곤 한다.

교구가 올해 창조시기(9월 1일~10월 4일)를 맞아 실시한 ‘「찬미받으소서」 살기에 따른 생태적 삶 공모전’에 응모한 14팀의 문학작품, 영상 등도 최근 개설한 교구 유튜브와 찬미받으소서 분과 단톡방 등에 올려 생태영성 실천을 위한 안내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 외에 교구가 생태적 삶을 살기 원하는 신자들이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는 ‘「찬미받으소서」 살기 나눔지’ 책자는 현재 4편까지 나왔고 5편이 조만간 나온다. 앞으로도 2개월에 1회 제작할 예정이다. 「찬미받으소서」 살기 나눔지는 환경 보호를 위해 각 본당에 5부만 배부하고 PDF파일을 함께 보내 원하는 누구나 볼 수 있으며, 주일학교와 구역반 모임, 청년 모임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 생태영성 실천 방안 확대 고민

교구는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살기에 교구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내년 5월과 10월에 ‘찬미받으소서 학교’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생태적 삶의 공유와 상호 실천 독려를 목적으로 하며, 장기간 교육은 신자들의 피로감을 높이고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해 3회 비대면 교육에 이은 1회 대면 행사로 추진하고 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청년 생태사도직 모임’도 곧 시작한다. 익명을 원하는 청년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우선 밴드 안에서 참여자들을 모으고 온라인 상에서 생태영성 교리와 기도 영상 등을 청년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참여 청년들이 늘어나면 미사 봉헌과 교육 등 대면 모임을 여는 방식으로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선류 신부는 “생태적 삶을 산다는 것이 참 쉽지 않지만 비대면 징검다리 과정을 거쳐 결국 현장의 만남을 통해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살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