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1190g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샤나 아기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11-08 수정일 2022-11-09 발행일 2022-11-13 제 3318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중환자실 가냘픈 아이 보며 부모는 눈물만…
고향땅 어려운 사정 극복하려
한국행 결심한 네팔인 부모
한국에서 쌍둥이 낳았지만
저체중으로 태어난 첫째
중환자실 입원해 빚 눈덩이
막막한 상황 도움 손길 절실

네팔인 아넌더씨의 쌍둥이 딸 중 첫째인 아샤나는 임신 35주 2일만에 1190g으로 태어났다. 건양대학교병원 제공

“태어난 것을 기뻐할 겨를도 없이 중환아실에 있는 아이를 보니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

네팔인 아넌더(36)씨는 타국에서 어렵게 태어난 쌍둥이 딸들이 엄마, 아빠 품에 안겨보지도 못하고 병실에 누워있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넌더씨는 네팔에서 성실하게 농사를 지으며 자신이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됐고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농사일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빚이 늘어났다. 결국 2010년 아넌더씨는 한국행을 결심했다. 여러 일자리를 거쳐 지금의 돼지농장에서 10년간 일하고 있다는 아넌더씨는 성실한 성격 덕분에 회사에서 신임을 받았다. 월급도 제법 올랐고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2015년 네팔에서 지금의 아내 서퍼나(28)를 만나 결혼했지만 아직 남아있는 빚이 많아 아넌더씨는 홀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생각보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길어지자 아넌더씨는 2020년, 아내를 한국으로 데려왔다.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둘이기에 행복했다”는 아넌더씨는 2022년 아내의 임신소식을 듣게 됐다.

“아이를 가지고 싶었지만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던 데다 제가 아내를 제대로 보살펴 줄 수 없으니 아이가 잘 들어서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내가 한국에 와서 함께 지낸지 얼마 안 돼서 아이가 생겼죠.”

간절히 기다렸던 소식이기에 아넌더씨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줄 순 없어도 아내가 외롭지 않도록 아넌더씨는 정성을 다해 돌봤다. 쌍둥이라는 의사의 말에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월급까지 가불해 돈을 마련해 뒀다는 아넌더씨. 그러나 임신 34주가 지났을 무렵, 의사는 양수과소증과 태아 저체중으로 태아와 산모가 위험해 질 수 있다는 진단과 함께 응급 제왕절개술을 권했다. 35주 만인 지난 10월 18일 태어난 둘째 아하나(Aahana)는 1900g, 첫째 아샤나(Aashana)는 이보다 작은 1190g이었다. 특히 첫째는 빠른 호흡과 저체중으로, 태어나자마자 중환아실에 입원해야 했다.

“안아보지도 못한 채 온몸 여기저기에 주사바늘을 꽂고 누워있는 딸들을 보니 가슴이 아프고, 다 제 탓인 것만 같아 미안했습니다.”

아픈 딸을 보며 슬퍼한 것도 잠시, 아넌더씨가 갚아야 할 빚은 몇 천만 원으로 늘어났다. 월급을 가불한 돈으로 아내의 진료비는 지급했지만 두 아이의 입원비로 1700만 원가량이 나온 것이다. 아넌더씨의 월급은 250만 원가량. 그마저도 100만 원은 네팔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주고 있는 아넌더씨에게 1700만 원은 너무나 큰돈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입원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넌더씨는 “아이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게 너무나 슬프다”며 “막막한 상황에서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었는데, 저희 아이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신 한국 사람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2년 11월 9일(수)~2022년 11월 29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