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우리 교구는(4) 대구대교구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2-11-08 수정일 2022-12-05 발행일 2022-11-13 제 3318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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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여정으로 ‘생태적 삶’ 뿌리내리도록 이끌어
교구 장기사목 방향에 발맞춰
7년 대신 10년으로 계획 수립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 등이 지난해 11월 6일 경북 칠곡군 ‘한티가는길’에서 환경보호와 순례를 겸하는 ‘줍깅토킹’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제공

대구대교구는 지난해부터 ‘찬미받으소서 10년 여정’을 걷고 있다. 전 세계와 한국교회의 7년보다 3년 더 긴 여정이다.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10년 장기사목계획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대구대교구의 사목 방향에 발맞춰 가기 위한 결정이다. 그 저변에는 생태환경 운동이 교구민들 사이에 생활 속 실천으로 자리하길 바라는 마음이 깔려있다.

■ 10년 계획 설정

대구대교구의 찬미받으소서 10년 여정을 주관하는 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김호균 마르코 신부)가 7년 대신 10년으로 생태적 여정을 설정한 것은 반영과 조화라는 측면에서 보다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구 장기사목계획 주제인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는 곧 찬미받으소서 여정의 취지와도 맞닿아있다.

교구는 각 2년씩 ‘준비’, ‘협의’, ‘실행1’, ‘실행2’, ‘봉헌’의 단계별 주제를 정해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시작 단계인 2021~2022년 ‘준비’의 해에는 교육을 중점 목표로 삼았다. 사제단과 평신도들이 생태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성경과 교회문헌, 성인들의 삶을 통해 이론적 토대를 구축한다.

2023~2024년 2년 동안 진행되는 ‘협의’의 해는 경쟁과 갈등의 사회적 분위기를 극복하는 단계다. 토론과 설득, 공감의 과정을 통해 생태회복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실행’ 단계는 4년간 진행된다. 2025~2026년에는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고 생태적 삶을 통해 하느님과 이웃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유도한다. 2027~2028년에는 생명 사랑 나눔을 통해 공동선을 지향하고 책임감 있는 신앙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 2029~2030년은 나의 생태적 삶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해이다. 가정과 지역, 선교지에서 생태적 접근을 통해 복음의 삶을 전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5월 24일 대구 남산동 대교구청 별관 대강당에서 세종대 전의찬 교수가 한국의 기후위기 현실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이날 교육은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기념해 생태환경 운동의 당위성을 일깨우고 본당 단위 봉사자 양성을 위해 마련했다.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제공

■ 어떻게 살았고, 살 계획인가

지난해와 올해 생태환경위원회는 본당 단위의 생태환경 운동 확산이 전제돼야 한다는 뜻에서 교구 내 41곳 본당에 본당 단위의 생태환경위원회 설치(2022년 9월 24일 현재)를 유도했다.

‘찾아가는 교육’에도 최선을 다했다. 지난해 대림 시기와 올해 사순 시기에는 약 40개 본당을 찾아가 생태 특강을 진행하면서 생태환경 위기극복의 당위성을 제시했다.

지난 4월 27일에는 교구 내 생태환경 운동 모범본당을 시상했다. 최우수 모범본당에 선정된 대곡본당(주임 김병수 루카 신부)은 전 신자들에게 ▲찬미받으소서 기도하기 ▲쓰레기 줄이기 ▲계단 오르기 등 9가지 실천사항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특히 본당은 생태환경 운동이 지속가능한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신자들의 실천 패턴을 분석하면서 잘된 점과 보완할 점을 꾸준히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신자들에게 ‘줍깅’(plogging) 문화를 확산시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생태환경위원회는 지난해 11월 6일 경북 칠곡군 ‘한티가는길’에서, 올해 6월 4일에는 대구 중구 일대에서 ‘줍깅토킹’ 행사를 진행했다. 줍깅토킹은 걷거나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의미하는 신조어 ‘줍깅’과 대화라는 뜻의 ‘토킹’(talking)의 합성어로, 환경보호와 순례, 대화를 접목한 것이다. 줍깅은 본당 단위로도 확산돼 각 본당 주일학교나 소공동체, 레지오마리애 단위의 실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생태환경위원회는 본당 단위 봉사자 양성을 취지로 지난 5월 24일 성모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강연과 생태환경 운동 활동 홍보에 나섰다. 지난해와 올해 농민 주일에는 계산주교좌본당과 월성본당을 각각 방문해 도·농 상생의 삶을 일깨웠다.

생태환경위원장 김호균 신부는 “우리 생활 속에서 아끼고 줄이면서 불편한 생활을 즐길 줄 아는 삶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며 그리스도인부터 에너지 사용량을 1/3 줄이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김 신부는 또 “생태환경 운동 확산을 위해서는 강요가 아닌 대화와 설득이 필요하다”며 “나의 생태적 삶을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마음으로 모범의 삶을 살자”고 당부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