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길의 성모 재속 수도회(상)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09-20 수정일 2022-09-20 발행일 2022-09-25 제 331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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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전문성에 맞춘 사도직 수행

길의 성모 재속 수도회는 각자의 전문적 능력에 따라 개별 사도직을 수행한다. 길의 성모 재속 수도회 제공

길의 성모 재속 수도회는 교황청에 소속된 재속 수도회로서 세상 안에서, 매일의 일상 삶 안에서 봉헌의 삶을 살아가며 세상 모든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믿음과 사랑과 구원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길의 성모 재속 수도회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36년 2월 26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부터다. 예수회원인 칼 딩카우저(Carl Dinkhauser) 신부에 의해 ‘길의 성모 수도회’라는 이름으로 창립, 1938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에 교황청 인준을 받았다. 공동 창립자이자 초대 총장은 마리아 엘리자베스(Frau Maria Elizabeth von Strachotinsky)다. 1953년 교황청 소속 수도회가 되었으며 그 이후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회원을 증가시켜왔다.

창설자인 딩카우저 신부는 1890년 9월 21일 인스부르크에서 태어나 5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 190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신학교에 입학하지 않고 신학을 공부했다. 1911년 신학생이 된 그는 사제 서품 준비를 하고 있던 1913년 후반에 예수회 입회를 청하고 이듬해 1월 수련기를 시작했다. 1918년 5월 1일 사제품을 받은 그는 이후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빼어난 설교가, 영적 지도자로서 활동했다.

그는 특히 비엔나, 인스부르크, 프라하, 체코슬로바키아의 대학 등에서 교수직과 총장직을 맡아 수행하면서 대학생들의 영적 지도에 큰 힘을 쏟았다. 그러던 중 교회에 헌신하고자 하는 열정을 지닌 여대생들을 위한 특별한 형태의 수도생활을 구상했다.

이에 따라 프라하 대학에서 영적 지도를 받던 마리아 엘리자베스를 포함한 4명의 학생들과 함께 당시까지 교회의 전통적인 수도생활과는 다른, 세상 속에서 자신의 전문적인 영역 속에서 세상과 직접 소통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수도회, 그리고 예수회의 주보성인인 길의 성모님을 주보로 하는 ‘길의 성모 수도회’를 1936년 2월 26일 재의 수요일에 창설하게 됐다.

딩카우저 신부는 이미 1900년대 초부터 세상과 함께 교회 역시 큰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을 예견했고, 이에 따라 전문적 지식을 가진 여성들이 자신의 일생을 하느님께 봉헌하여 교회에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수도생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길의 성모 수도회’는 그러한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2012년 총회에서 이러한 정신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해 ‘길의 성모 재속 수도회’로 수도회명을 개명하게 됐다.

전통 수도회는 공동의 사도직을 갖지만, 길의 성모 재속 수도회는 각자의 전문적인 능력에 따라 개별 사도직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사도직의 목적이 복음선포라는 점은 동일하다. 오스트리아, 독일, 벨기에, 슬로바키아,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인도, 필리핀,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헝가리, 자메이카, 세인트 키츠, 대만 그리고 한국에 약 1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