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유흥식 추기경 서임식 특집] 감사미사·축하식 이모저모

이탈리아 로마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8-30 수정일 2022-08-31 발행일 2022-09-04 제 3309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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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앞에 최선 다하는 삶 다짐… 한국교회 높아진 위상에 감격
축제 분위기 속 로마 한인신학원성당
사제·수도자·평신도 등 500여 명 참석
로마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사제 등
성가대 특별 조직해 미사 음악 맡아 
유 추기경 “교회와 교황님 위해 살 것”
추기경 직책에 대한 굳은 사명감 피력

유흥식 추기경이 8월 28일 로마 한인신학원성당에서 서임 감사미사를 마치고 축하식에 입장하며 신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 서임을 축하하는 감사미사와 축하식이 열린 8월 28일 교황청립 로마 한인신학원성당은 말 그대로 축제와 감사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감사미사에 참례한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그리고 국회와 정부를 대표한 의원과 공직자들은 유흥식 추기경이 한국 성직자로서 네 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된 것을 한마음으로 축하하면서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나아가 보편교회를 위해 앞으로 더 큰 일을 해 주기를 기대했다. 유 추기경 서임 감사미사와 축하식 현장을 소개한다.

유흥식 추기경이 서임 감사미사가 시작되기 전 기도를 바치고 있다.

◎…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유 추기경 서임 감사미사가 봉헌된 로마 한인신학원성당 주변에는 미사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가슴에 ‘안내’ 명찰을 달고 분주히 움직이는 봉사자들이 있었다. 한인신학원성당에서 신앙생활 하는 로마 현지 한인 신자들이었다.

이들은 축하식 진행을 미리 점검하고 일찍 도착한 신자들을 안내하고, 주차를 도왔다. 로마 한인신학원성당에는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과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대전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는 물론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고성수도원 유덕현(야고보) 아빠스 등 수십 명의 사제와 수도자, 한국에서 유 추기경 서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를 방문한 평신도 등 모두 500명 이상이 몰려들었다.

로마 한인신학원본당 박민식(안토니오) 사목회장은 “한인신학원성당에서 열린 유흥식 추기경님 서임 감사미사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한국인 천주교 신자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낀다”며 “유 추기경님 서임을 축하하는 이 자리가 너무나도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평신도 사도직단체협의회를 대표해 유 추기경 서임식과 이날 감사미사에 참석한 안재홍(베다) 부회장 역시 “유 추기경님 서임식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러웠고, 유 추기경님께서 한국교회의 세계적 위상을 높여 주셔서 뿌듯하다”고 밝혔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고성수도원 유덕현 아빠스도 “8년 만에 한국교회에 추기경이 탄생한 것은 큰 경사”라며 “유흥식 추기경 서임으로 한국교회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유흥식 추기경이 로마 한인신학원성당에서 서임 감사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유흥식 추기경(오른쪽)이 서임 감사미사 중 염수정 추기경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흥식 추기경 서임 감사미사에서 성가대가 연주와 노래를 하고 있다.

◎… “오늘 감사미사를 위해 조직했습니다”

유 추기경 서임 감사미사 참석자들은 미사 전부터 성당 밖으로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성가 소리에 일찌감치 매료됐다. 원주교구 이종훈(야고보) 신부를 단장으로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성가대는 이날 미사만을 위해 조직됐다.

성가대 구성원들은 로마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한국인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이다. 비록 짧은 연습기간을 거쳤지만 유 추기경이 하느님과 교회를 위한 일에 힘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천상의 연주와 화음을 들려줬다.

이종훈 신부는 “로마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한국인 성직자, 수도자들이 성가대를 만든 사례는 흔치 않다”며 “유흥식 추기경님께서 이런 기회를 저희에게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미사 음악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 “대전교구에 와 주십시오”

유 추기경 서임 감사미사에서 특히 대전교구 신자들과 성직자들이 감격스러워했다. 대전교구장 김종수 주교는 감사미사에 이어진 축하식에서 축사를 맡아 “대전교구 신자들은 유 추기경님을 기억하고 매일 기도하고 있다”며 “유 추기경님께서 머지않아 대전교구를 방문해 보편교회 안에서 일하시는 모습을 교구민들에게 보여 주시기를 기다리겠다”고 요청했다. 대전교구 신자 70여 명은 대형버스에 나눠 타고 미사 시작 1시간여 전 로마 한인신학원에 도착해 유 추기경과 반갑게 해후했다.

◎… “죽는 게 사는 것입니다”

유 추기경 서임 축하식에서 축사를 맡은 염수정 추기경과 이용훈 주교, 정순택 대주교 등은 한결같이 유 추기경이 한국교회 위상을 높여 준 것에 감사하고 보편교회 안에서 더욱 큰일을 감당하기를 기대했다.

유 추기경은 이에 화답하듯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한편 “교황님께서 저를 추기경에 임명하시면서 ‘십자가’를 말씀하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저는 교회와 교황님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고, 분명한 사실은 ‘죽는 것이 사는 길’이니 ‘잘 죽읍시다’”라고 말해 추기경 직책에 대한 무거운 사명감을 내비쳤다.

유 추기경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교황청 정원을 거닐고 루르드 성모 동굴에서 기도하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잊어버릴 줄 아는 것, 지금 이 순간 하느님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을 실행하려 노력하는 일상도 들려줬다.

유흥식 추기경(왼쪽)이 서임 감사미사를 봉헌하기에 앞서 이용훈 주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흥식 추기경이 서임 축하식에서 꽃다발을 전달한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