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가톨릭미술가회 송낙형 회장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08-23 수정일 2022-08-23 발행일 2022-08-28 제 330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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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통해 신앙의 즐거움 찾길”

창립 때부터 25년간 활동
평화로운 세상 표현하려 노력
성물 제작 위해 성경 읽고 기도

“하느님이 제게 주신 미술적 탈렌트를 교회 안에서 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수원가톨릭미술가회 회장이자 창립멤버인 송낙형(마르티노·52·제1대리구 조암본당)씨는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이 기도와 같다고 말한다. 미술작가 이전에 신앙인인 그는 바르고 선하고 아름답고 정의롭고 공평하며 평화로운 세상의 이미지를 찾아 캔버스에 담아내고자 노력한다. 그것이 하느님이 송씨에게 주신 탈렌트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그가 수원가톨릭미술가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주보에서 수원가톨릭미술가회 회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바로 전화를 걸어 회원이 됐죠. 고민 없이 그곳이 제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25년간 수원가톨릭미술가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총무로 시작해 회장이 되기까지, 25년간 한 단체에서 열정을 쏟은 그에게 신앙의 깊이가 달라졌는지 묻자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삶이 성실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에 출품할 성물을 만들기 위해 성경을 읽고, 회원들의 화합을 위해 더욱 신경 써서 기도했던 시간들이 모여 신앙인 송낙형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 “원래는 술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했지만 수원가톨릭미술가회에서 활동하면서 물리적으로 그럴 시간이 없어졌고, 삶이 신앙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됐던 것 같아요. 쓸데없는데 시간을 쓰지 않게 되니 일상생활이 알차졌죠.”

달라진 삶은 작품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수원가톨릭미술가회 제20회 성화성물전과 제25회 정기전에 각각 ‘십자가’와 ‘천국의 문’을 출품했다.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 뒤에 송 회장은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쓰시던 빨래판을 덧붙였다.

“교회 밖에서 때가 묻은 자신을 규칙적인 성사생활로 깨끗하게 만들어내는 것이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를 담아 빨래판을 작품에 사용했고, 환경보호의 메시지를 상기하고자 아버지가 쓰셨던 물건들을 재활용했다”고 말했다. 수원가톨릭미술가회 회장으로서의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가 미술가회를 이끌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미술을 통해 보다 많은 신자들이 신앙의 즐거움을 찾도록 돕는 것이었다.

송 회장은 “하느님을 만나러 오는 시간이 즐겁고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본당으로 찾아가는 전시를 기획했었다”며 “미술이나 음악적 요소를 더해 성당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기획한 전시”라고 전했다. 또한 “가톨릭미술가회 활동들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회원들 간에 화합을 도모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