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시골 농부가 바라본 기후위기와 생태영성」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05-31 수정일 2022-05-31 발행일 2022-06-05 제 3297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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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아픔,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농사지으며 체험한 기후위기
가톨릭 시각에서 접근한 책

가뭄으로 말라버린 브라질 자구아리 댐. 저자는 농사를 지으며 체험한 기후위기의 문제점을 가톨릭 시각으로 접근한다. CNS 자료사진

김사욱 지음/402쪽/1만9000원/하상출판사

매년 6월 5일은 유엔이 정한 환경의 날이다. 환경의 날을 맞아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와 생태위기를 가톨릭신자로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할지 돕는 책이 나왔다.

농부이자 환경운동가인 김사욱(시몬)씨는 기후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매일 체험하고 있다. 따뜻해진 기온은 남부지역에 발생했던 병충해가 북상하는 원인이 됐으며 8·9월이면 사라졌을 잡초가 10월까지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엔지니어로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했을 때는 몰랐던 자연의 변화들. 김씨는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이 창조하신 지구의 아픔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생태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기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하고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

현재 기후위기 안성비상행동 공동대표이자 수원교구 안성지구 생태사도직공동체 ‘벗’ 교육부장인 김씨는 농사를 지으며 체험한 기후위기 문제를 가톨릭 시각에서 접근한 책을 펴냈다.

김씨는 가톨릭교회가 왜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 그 답을 찾고자 창조와 구원 문제에 눈길을 돌린다. 책을 통해 창조에 대한 가톨릭교회 가르침과 지구과학적 관점을 통합적으로 다루면서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기후위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1부의 주제는 ‘교회와 과학 그리고 기후문제’다. 여기서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에 대한 시스템, 즉 구성요소의 집합체를 어떻게 만들었는지와 창조하신 세상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동작하는지 알아본다. 빛과 하늘, 바다와 육지, 태양과 달, 그리고 식물과 생태계까지, 하느님이 창조하신 우주와 지구의 생태계가 어떤 방식으로 순환하고 움직이는지 보여준다.

2부에서는 기후위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풀어낸다. 온실효과와 온실가스, 기후변화의 영향, 1℃의 변화와 영향력이 무엇인지 설명할 뿐 아니라 붕괴된 메커니즘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기후변화에 관한 각국 정부 간 협의체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평가보고서들을 통해 알아본다. 온난화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폭염과 산불, 태풍과 집중호우 등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이유를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가톨릭교회는 오래전부터 생태환경에 관심을 갖고 하느님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느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왜 피조물 보호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지 3부에서 다룬다. 저자는 생태영성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주요 가르침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1990년 세계평화의 날 담화 ‘창조주 하느님과 함께하는 평화, 모든 피조물과 함께하는 평화’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5년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소개한다. 또한 교회 가르침을 통해 본 생태영성이 무엇인지 알아보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생태계 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김씨는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생태계의 주인이신 창조주뿐만 아니라 다른 인간과 자연 세상에 대해서도 하느님 창조의 일꾼으로서의 소임을 다해야 할 책임을 지닌다”고 전한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