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취약계층 ‘생활 불편 개선’ 와동본당 요셉회 박창수 회장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2-05-25 수정일 2022-05-25 발행일 2022-05-29 제 329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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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로 하느님께 한 발짝 더 가까이”
독거 어르신·소년소녀 가장
직접 방문해 집 수리 봉사
“나눌수록 신앙 더 깊어져”

지난 5월 8일자 제2대리구 와동본당 주보에는 ‘생활 불편 개선 사업’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내용은 독거 어르신과 소년소녀 가장을 대상으로 전기·수도 설비 등 간단한 수리 신청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주관은 봉사단체 ‘요셉회’였다.

요셉회는 지난 2017년부터 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홀로 사는 어르신이 많은 지역 환경에서 전기 스위치가 고장 나고 수도관이 얼어도 마땅히 도움 청할 데가 없어 불편을 겪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박창수(안토니오)씨는 2015년 요셉회 설립 초기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박씨는 “어르신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보살피는 봉사 자체가 기도이고 하느님께 한 발짝 가까이 가는 길인 듯하다”며 “예수님 안에서 힐링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박씨는 회원들과 독거 어르신 및 소년소녀 가장 44가구에 220여 건의 지원을 했다. 전구를 갈아주고 찬바람을 막는 비닐을 설치해주고 김장 김치도 나누는 발걸음 속에서 박씨는 어르신들에게 든든한 동생이,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는 믿음직한 아저씨가 됐다.

1995년 세례를 받은 박씨는 이후 본당 재정위원회에서 봉사했지만, 이외 특별한 활동 없이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요셉회를 만나면서 봉사가 생활이 됐다. 마침 주택 관리 일을 하므로 어렵게 사는 어르신들 사정을 더 잘 알 수 있었다.

“회장으로 참여하다 보니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전에는 등 떠밀려 성당을 다니는 듯했는데 요셉회 활동을 하며 신앙의 의미도 깊어진 것 같습니다.”

박씨는 “이제는 요셉회를 통해 독거 어르신 등 나눔이 필요한 이들에게 일꾼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독거 어르신들은 요셉회 회원들이 찾아와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한다. 수리를 마치고 집을 나설 때 ‘고맙다’고 손을 잡은 채 눈물짓는 모습은 박씨에게 ‘부모님 모시듯 어르신들에게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한다.

함께 살던 모친이 선종하자 우울증을 겪으며 집안 살림을 엉망인 채로 두었던 한 20대 여성 사례도 기억에 남는다. 본당 수녀의 요청으로 회원들과 집을 방문해 싱크대 등을 교체해주고 정리도 해주었는데, 이후 그가 심리적으로 안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중에 들으니 당시 그 여성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저희의 손길이 누군가의 삶을 지켜주고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요셉회 주보인 요셉 성인을 기리는 성가 ‘성요셉 찬양하세’를 좋아한다는 박씨는 “앞으로도 봉사하며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