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이 된 유리양은 2020년 첫영성체를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첫영성체 교리가 중단됐다가 다시 이어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에 힘겹게 첫영성체를 했다. 교리 기간 중 매일 미사에 30회 참례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프랑스 가족 여행 기간과 겹쳤다. 그래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기보다는 성당을 찾아 매일 미사를 봉헌했다. 올해 첫영성체를 준비 중인 재준군은 성경 필사와 매일 미사 참례를 힘들어했지만, 최근 미사 참례 횟수를 다른 친구들보다 두 배 정도 빨리 달성한 결과에 뿌듯해하고 있다. 자신이 외울 수 있는 기도문이 생긴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빛나양은 엄마와 함께 항상 잠들기 전에 기도하는 습관이 들어서 이제는 혼자 기도하고 잠을 청한다.
부부에게 신앙은 모든 어려운 것을 극복해 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나씨는 “살면서 좋을 때만 있는 것은 아니고 힘든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양가에서 힘이 돼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함께 아픔을 나눠주셨다”면서 “그런 순간순간들이 가족 모두가 하나의 신앙을 갖고 있을 때 누릴 수 있는 좋은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리양과 재준군의 첫영성체 준비 과정은 오씨 가족에게 기도를 더 많이 접하는 좋은 기회였다. 오씨와 나씨는 번갈아 가며 아이들 손을 잡고 새벽 미사 등 매일 미사에 참례했고, 막내 빛나양도 함께 미사에 따라나서며 저절로 기도 분위기에 젖어 들고 있다. 이런 자연스러운 기도와의 만남은 가족 전체의 신앙 성장의 큰 지렛대다.
아이들 나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기도문 외우기를 힘들어하고 어렵다며 하소연도 하지만, 그것도 부부에게는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어느 수도자의 조언처럼 아이들이 ‘주님께 한 발 더 다가가는 모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가족이 하느님 안에서 일치하기 위해서는 일상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부부는 “앞으로 자녀들에게 봉사하며 살아가는 삶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삶 안에서 신앙을 성장시키는 가장 훌륭한 일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기도 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물었다. 부부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같이 손잡고 성당에 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족끼리 같이 밥 먹으며 식사 기도를 한다든지, 사소하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하나씩 실천해가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