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스마트폰도 환경오염 주범… 최대한 오래 쓰자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04-26 수정일 2022-04-26 발행일 2022-05-01 제 3292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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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손에 들고 생활하는 스마트폰은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지만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주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스마트폰은 생산과 사용, 폐기 전 과정에서 불합리하게 환경을 오염시킨다.

스마트폰은 작지만 많은 자원으로 구성된다. 우선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응용 프로그램 처리 시스템반도체)를 제작할 때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광물인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다. 영국 플리머스대 연구진의 2019년 분석에 의하면, 스마트폰 1개를 생산하는데 금광석 7㎏, 구리광석 1㎏, 텅스텐광석 750g, 니켈광석 200g 외에도 다양한 희토류가 필요하다.

희토류의 채굴과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심각하다. 약 1톤의 희토류 분해 침출 과정에서는 황산이 포함된 6만3000㎥의 독성가스와 20만L의 산성 폐수를 포함해 1.4톤의 방사성 물질 함유 폐수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현재 희토류는 중국과 브라질, 콩고,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과 개도국에서 대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원자재의 문제 외에 스마트폰 생산 과정에서도 심각한 환경오염이 유발된다. 그린피스 독일 사무소가 2017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스마트폰 1대(애플 아이폰6+ 기준)의 생산 과정에서 약 89.1㎏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연간 1억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스마트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다.

폐기 과정은 더욱 문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18년 기준 전 세계에서 연간 4000~5000만 톤 이상의 전자 폐기물이 방출되는데 그 중 폐스마트폰이 2000만 대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스마트폰의 평균 교체주기는 대략 2~3년 정도, 최근 들어 교체주기가 다소 늘어나는 추세지만 길어야 3년 안에 폐기, 엄청난 오염 단계를 거쳐 새로 생산된 상품으로 교체된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짧은 이유는 수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만 손상돼도 전면 액정 전체나 후면을 모두 바꿔야 한다. 이에 따라 고쳐 쓰기보다 새 제품을 구입한다. 특히 2년 남짓하면 어김없이 성능이 떨어지고 고장이 나는 현상에 대해 소비자들은 ‘계획된 노후화’를 의심하기도 한다. ‘계획된 노후화’는 제조사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계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설계, 새 제품 구입을 유도하는 상술을 말한다.

1대의 스마트폰이 배출하는 총 탄소량의 90%는 생산 단계에서 발생한다. 1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1대의 스마트폰을 10년 동안 ‘사용’할 때 배출되는 탄소의 양과 같다. 따라서 쓸 수 있을 때까지 사용함으로써 교체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탄소 발생량을 가장 크게 줄이는 방법이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