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기후위기는 내 건강 문제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04-13 수정일 2022-04-13 발행일 2022-04-17 제 3290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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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폭염·한파가 우리 몸을 위협한다
온열질환·저체온증 응급환자
기후변화 따라 점차 늘어나
미세먼지 노출 사망자 증가

지난해 2월 13일 오염된 공기로 자욱한 중국 북경 거리. 대기 중 오존 농도 상승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지난 10년 동안 2배 증가했다. CNS 자료사진

기후위기는 폭염과 한파, 대기오염, 미세먼지, 감염병 등 우리 건강에도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위기는 거시적이고 추상적인 진단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문제, 구체적으로 국민의 건강 문제다.

선진국들은 기후위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기적으로 조사,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4년마다 ‘국가기후평가’를 실시, 지금까지 4차례의 조사가 완료됐다. 영국은 5년마다 기후변화위험평가를 실시하는데, 지난해 6월 3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질병관리청이 지난 3월 22일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은 5년 주기로 발표되는 이 보고서에서 기온과 대기질, 감염병을 비롯한 31개 지표를 바탕으로 기후위기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분석한다.

기후위기에 따라 한반도는 여름에 더 덥고 겨울에 더 추워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2011~2020) 동안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즉 장시간의 열 노출로 인한 두통과 어지럼증, 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는 연평균 1537.2명, 입원 환자는 1487명, 사망자는 61.2명이었다. 그런데 이 기간 중 가장 더웠던 2018년 여름에는 응급환자가 무려 4526명, 입원환자가 4035명, 사망자는 170명으로 다른 해의 연평균치보다 3배가 많았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이 입원환자의 38%, 사망자의 68.5%를 차지했다.

한파에 따른 한랭 질환, 즉 추위가 직접적 원인이 된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으로 인한 응급환자도 2018년에 가장 많았다. 한파일수가 연평균 5.8일의 2배 이상 많은 12일에 달했던 해다. 2010~2019년 한랭 질환 관련 입원환자는 연평균 783.9명, 사망자는 218.7명이었지만 2018년에는 사망자가 426.4명으로 2배에 가까웠다. 추위로 인한 사망자 역시 65세 이상 고령층,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다.

2009년 5월 7일 폴란드 벨카토우의 석탄화력발전소 굴뚝 위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모두의 건강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CNS 자료사진

대기질과 관련해, 10년 동안 초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수는 무시 못 할 수준이다. 초미세먼지에 대한 단기노출로 인한 사망은 2015년 2087명에서 2019년 2275명, 장기노출로 사망은 2015년 2만4276명에서 2019년 2만3053명으로 추산됐다.

오존 농도 상승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890명으로 2배 증가했다. 10년간 사망자 수는 15~64세에서 4471명, 65세 이상에서 1만6480명, 남성에서 1만1211명, 여성에서 9879명으로 추산돼 대기질 악화로 인한 사망자도 65세 이상,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다.

기후변화와 감염병과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노로바이러스 감염증과 살모넬라 감염증 등 장 감염 질환은 인구 1000명당 발생 수가 2010년 6.1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증가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