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작품활동 40년 맞은 하삼두 화백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2-04-12 수정일 2022-04-12 발행일 2022-04-17 제 3290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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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삶에 대한 사유 여백에 담아내
기념 에세이 「여백에 머물다」
‘흩날림의 기억’ 주제 전시 마련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 중인 하삼두 화백. 하삼두 화백 제공

그리스도교에서 ‘40’은 하나의 전환 기간을 의미한다. 모세와 함께 이집트를 빠져나온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 땅 경계에 다다를 때까지 광야에서 40년을 보냈다. 그리스도께서는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며 악마의 유혹을 받으셨고, 부활 후 40일 만에 승천하셨다.

여백의 미학으로 일상과 삶에 대한 사유를 기록해온 한국화가 하삼두 화백(스테파노·대구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자유대학원 외래교수). 작품활동 40년을 맞은 그가 ‘세월에 대한 경과보고’의 의미로 이번에 두 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수더분하고 편안한 미술 이야기를 선사하는 에세이, 그리고 4월 26일부터 여는 전시회를 통해서다.

이번에 발간된 에세이 「여백에 머물다」(224쪽/1만6000원/들숨날숨)는 하 화백의 근작 48점과 짧은 시가 어우러진 일상 기록이다.

하삼두, ‘우산 속의 부자’.

“여백은 비어 있는 화면이지만, 묘사를 생략한 연장 공간입니다. 형태의 지속성이 설계된 비움인 것입니다. 그래서 여백은 표현된 형상보다 더 의미 있는 공간이 됩니다.”

경남 밀양시 삼랑진에서 자연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하 화백은 이번 책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독자를 먹 냄새와 땀 냄새 가득한 작업장으로 초대한다. 제작노트와 미술담론, 표현과정을 한데 묶은 이 책은 특별히 작가의 붓그림 비법이 공개돼 미술을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표현기법 노하우를 풀어놓는다.

작품활동 40년을 기념하는 하 화백의 개인전은 4월 26일에서 5월 1일까지 부산 금련산갤러리에서 ‘흩날림의 기억’을 주제로 열린다. 주제에 등장하는 ‘흩날림’에 대해 하 화백은 “존재가 남긴 생명의 추임새”라고 소개한다.

“흩날림이란, 사건은 사라지고 기운으로 남은 최소단위의 개념입니다. 대상과 결합된 기억을 수묵효과라는 심상의 등가물로 재해석하려 시도했습니다.”

이번 개인전에는 총 30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60~120호의 대작도 5점 포함된다. 에세이 「여백에 머물다」와 관련한 ‘작가와의 대화’도 계획하고 있다.

※문의 051-645-3900 부산 금련산갤러리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