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새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 반포에 담긴 의미는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2-03-22 수정일 2022-03-23 발행일 2022-03-27 제 3287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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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화 체계 강화, 개혁 위해 평신도 역할 강조
교황이 직접 복음화 부서 장관직 맡아… 선교 본질에 집중
교황자선소, 교황청 부서로 격상시켜 자선 활동 활성화
“교황청 부서장에 남녀 평신도 포함시킬 필요” 입장 밝혀

교황청과 성 베드로 대성당의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19일 교황청 조직을 개혁하는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를 반포했다. CNS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9주년 기념일인 3월 19일 새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를 반포했다. 교황은 즉위 직후부터 교황청 개혁에 착수했고, 지난 9년 동안 자문위원단인 추기경위원회의 조언을 받아왔다. 새 교황령은 6월 5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새 교황령의 이름은 「복음을 선포하여라」다. 여기에는 교회가 복음 선포 사명에 가장 중점을 둬야 한다는 교황의 의중이 담겨 있다. 새 교황령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부서도 복음화를 위한 부서(가칭)다. 복음화를 위한 부서(가칭)는 인류복음화성과 새복음화촉진평의회를 통합한 부서로, 새로 생기는 교회 지원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교회의 복음화 활동을 담당한다.

교황은 선교라는 교회의 중요한 본질을 강조하기 위해 직접 복음화를 위한 부서의 장관직을 맡는다. 이 부서는 복음화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를 담당하는 조직과 ‘첫 복음화’ 즉 선교지를 관할하는 조직으로 나뉜다. 교황은 각 조직을 담당하는 두 명의 부장관(pro-prefect)의 도움을 받아 부서를 운영하게 된다. 과거 1968년까지 교황이 신앙교리성 장관을 맡았던 것과 비슷한 경우다.

또 교황은 새 교황령으로 교회의 자선 활동을 강조했다. 그 예가 바로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이 이끄는 교황자선소를 자선 봉사를 위한 부서(가칭)로 격상시킨 것이다. ‘바티칸 뉴스’는 이 변화는 “교황청에 자선 활동을 의미와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교황청의 성과 평의회를 부서로 통합하고 교황자선소와 같은 기구를 교황청 부서로 격상시키며 교회가 선교하는 제자들의 공동체가 되어 이웃과 복음을 나누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돌보길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교황은 더 많은 평신도들이 교황청 부서장으로 역할을 하길 바라고 있다.

교황은 “새 교황령을 통해 살아있는 교회를 상징하는 복음화의 길을 향해 교황청이 더욱 조화롭게 봉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복음을 선포하여라」는 1988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반포한 교황령 「착한 목자」(Pastor Bonus)를 대체하게 되지만, 새 교황령은 특정 부서의 부서장에 추기경이나 주교가 임명돼야 한다고 밝히진 않고 있다. 대신 각 부서가 각자의 정관을 통해 관련 조항을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교황은 “각 부서의 정관과 규칙은 새 교황령에 반하지 않아야 하며 가능한 빨리 교황에게 정관을 제출해 승인을 받아 달라”고 밝혔다. 새 교황령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선교하는 제자’”라며 “교황청의 개혁도 통치와 책임의 영역에서 남녀 평신도를 포함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황은 가정생활을 하는 평신도들이 사회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평신도들이 신앙생활을 하며 세상에 하느님의 길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교회의 선익을 위해 평신도들의 참여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정과 생명의 가치, 피조물, 시대의 증표 식별에 평신도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령은 각 부서의 인력 구조에 대해 설명하며 “지도부는 가능한 세상의 여러 지역에서 와야 한다”면서 “교황청이 교회의 보편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교황청 개혁의 목적은 새 교황령에 잘 나타나 있다. 11가지 원칙은 ▲교황의 사명에 봉사 ▲공동체 안에서의 공동책임 ▲주교들의 사명에 대한 봉사 ▲특정교회와 주교회의, 동방교회 지원 ▲교황청의 대리자로서의 본질 ▲영성 ▲인사 통합과 전문성 ▲부서간 협업 ▲부서간 그리고 부서내 모임 ▲보편성의 표현 ▲부서의 감축이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