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영화로 보는 기후위기 "깨어 있어라, 그날이 다가온다”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03-15 수정일 2022-03-15 발행일 2022-03-20 제 3286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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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환경 돌이킬 수 없는
변곡점 넘지 말자는 주제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북극곰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곁에 다가온 현실이다. 205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1.5℃가 상승한다면 지구에는 생명체가 사라지게 된다. 많은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기후위기 디스토피아를 그렸다.

상업영화들 가운데 기후위기를 가장 극적으로 묘사한 SF영화는 ‘투모로우’(Tomorrow, 2004)와 ‘지오스톰’(Geostorm, 2017)이다. “아무도 경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로 시작되는 ‘지오스톰’에서 인공위성으로 기후를 조작하려는 시도는 두바이의 쓰나미, 홍콩의 용암 분출, 리우의 혹한, 모스크바의 폭염을 불러온다. ‘투모로우’에서는 북극 인근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아주던 제트기류가 온난화로 약해지면서 지구가 갑작스런 빙하기로 빠져드는 상황을 그려냈다.

‘돈 룩 업’(Don’t Look Up, 2021)은 기후위기 상황을 은유로 담아, 6개월 뒤 혜성 충돌의 경고에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현실을 고발한 영화다. 영화는 기후위기의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하늘을 올려다보라”고 경고한다.

‘설국열차’(2013)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살포한 CW-7이라는 인공 냉각제로 지구가 빙하기에 빠진 모습을,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에서는 인류가 20세기에 범한 잘못으로 황폐화된 지구를 떠나 정착할 우주를 찾아 나서는 모습을 그렸다.

이 영화들의 공통적인 배경은 이른바 기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변곡점)다. 지구 환경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까지 파괴되는 그 한계점을 넘어서지 않도록 인류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피조물의 생존권과 직결된 이 선을 넘어설 때, 영화들이 묘사하는 위기들은 더 이상 상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극적 상상력이 동원된 상업영화들과 함께 기후위기의 실상과 대응 노력을 좀 더 실감나게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들도 많다.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의 메시지를 담은 ‘그레타 툰베리’(2021)는 평범한 10대 소녀가 세계적인 청소년 환경운동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렸다. ‘플라스틱의 모든 것’(The Story of Plastic, 2019)과 ‘플라스틱 바다’(A Plastic Ocean, 2016)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지구촌의 모습을 담아냈다.

‘우리의 지구’(Our Planet, 2019)에는 압도적 스케일과 경이로운 영상미와 함께 인류를 향한 공존의 철학을 담았다. ‘비포 더 플러드’(Before the Flood, 2016)가 기후위기에 대한 각국의 대응을 조망했다면, ‘노 임팩트 맨’(No Impact Man, 2009)과 ‘땡큐 포 더 레인’(Thank You For the Rain, 2017)은 기후위기의 파괴적 영향에 맞서는 가족의 이야기를 전한다.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2006)은 전 미국 부통령이자 환경운동가인 엘 고어의 강연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비극의 현장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전한다. ‘한때 그곳에 섬이 있었다’(There Once Was An Island, 2010)의 타쿠섬, 기후위기로 바다에 잠긴 그 섬은 불편한 진실의 하나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