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인천교구 김포 사우동본당 "병뚜껑 모아 ‘녹색 순교’ 실천해요”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1-04 수정일 2022-01-04 발행일 2022-01-09 제 3277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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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김포 사우동본당 이경덕 여성 총구역장(맨 오른쪽)과 신자들이 지난해 12월 30일 본당 마당에서 플라스틱 병뚜껑을 분리하고 있다. 사우동본당 제공

매주 목요일 새벽이면 경기도 김포 진흥아파트 분리수거장에는 부지런히 플라스틱 병뚜껑을 따 모으는 ‘딸그락’ 소리가 경쾌하게 울린다.

인천교구 김포 사우동본당(주임 김혁태 사도 요한 신부) 이경덕(클라라) 여성 총구역장은 지난 9월 초부터 ‘나부터 녹색 순교를 실천하겠다’는 마음으로 주민들이 무심히 버린 플라스틱 용기에서 PP재질인 페트병 병뚜껑을 모으기 시작했다. 첫 달에 5㎏을 모았는데 이제는 한 달에 30㎏으로 6배나 늘어났다. 처음에는 아파트 11개 동 8개 초소를 혼자 돌며 병뚜껑을 모으기가 힘에 부쳤지만 이제는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주민들이 병뚜껑 분리수거가 환경보호는 물론 자원 재활용에도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협조해 주면서 수거량이 부쩍 늘었다.

이 총구역장의 병뚜껑 모으기 활동에 본당에서도 점차 동참자가 늘어나고 있다. 성당 내에 설치된 병뚜껑 수거 바구니에 아직 많은 양이 모이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안규철(베드로) 환경분과장을 구심점으로 본당 신자들에게 병뚜껑 모으기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안 분과장은 병뚜껑을 환경단체에 무상으로 전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사우동본당 공동체가 병뚜껑 모으기에 합심 협력하게 된 데에는 이 총구역장의 선구자적 녹색 순교가 큰 몫을 했지만 주임 김혁태 신부가 평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본당 신자들부터 작은 실천이라도 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 이에 앞서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는 2021년 사순 시기 담화와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환경 보호를 위한 교구장 사목서한’에서 지속적으로 ‘녹색 순교’를 강조하면서 “자원순환을 위해 노력하자”고 요청한 바 있다.

이 총구역장은 “병뚜껑 모으기를 꾸준히 하다 보니 ‘천주교 신자는 좋은 일을 한다’는 주변 인식과 함께 간접선교 효과도 얻고 있다”며 “병뚜껑을 따로 모으면 환경단체에서 자원화 할 수 있고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어 타 본당들도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