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에서도 위로와 치유 전하는 행보 이어질듯 동티모르와 파푸아뉴기니 사목방문지로 다시 고민 중 교황 선출권 공석 10명 생겨 새 추기경 선임 가능성 높아 난민·이주민 문제 관심 지속 복자 푸코 신부 등 7명 시성 가정 공동체 중요성 알리는 제10차 세계가정대회 주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교회를 이끌어가는 교회의 정점이다. 교황은 지난해 7월 결장 협착증 수술을 받았다. 85세의 고령에 수술까지 받아 교회 안팎에서 교황의 건강에 대해 우려했지만, 교황은 건강한 모습으로 9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12월 사이프러스와 그리스 사목방문을 마쳤다. 올해도 교황은 숨 가쁜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해외 사목방문을 계속하고 세계가정대회 등 세계적 행사를 주례할 예정이다. 또 올 상반기에는 추가로 추기경을 서임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행보를 통해 올해 세계교회 활동을 전망한다.
■ 올해 교황의 사목방문지는? 코로나19 팬데믹은 교황의 해외 사목방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 교황은 한 번도 해외 사목방문을 할 수 없었고, 지난 3월에야 이라크 사목방문으로 해외 순방을 재개할 수 있었다. 여전히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지만 교황은 지난 10월 아르헨티나 국영 통신사 텔람(Télam)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사목방문 계획을 공개했다. 교황이 올해 사목방문지로 고려하고 있는 곳은 동티모르와 파푸아뉴기니다. 교황은 지난 2020년 두 나라를 방문하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취소했다. 또 다른 사목방문지로는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과 헝가리가 꼽힌다. 교황은 지난 9월 제52차 세계성체대회 폐막미사를 주례하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했지만 헝가리에 머문 시간은 10시간이 채 넘지 않았다. 다만 이들 나라에 대한 사목방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다. 교황은 또 캐나다를 사목방문할 전망이다. 교황의 캐나다 방문은 가 톨릭계 기숙학교에서 일어난 캐나다 원주민 아동 학대와 관련이 있다. 지난 가톨릭계 기숙학교 부지에서 1000구가 넘는 원주민 아동의 무덤이 발견되며 캐나다 사회에서는 교회가 원주민 아이들이 학대당하다 죽은 책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19세기부터 1970년대까지 15만 명이 넘는 원주민 아동들이 그리스도교계 기숙학교에 다녀야 했는데, 이들 원주민을 캐나다 사회에 동화시킨다는 명분이었다. 원주민을 수용한 기숙학교 반 이상을 가톨릭교회가 운영했다. 지난 10월 교황청은 교황이 캐나다 주교회의의 사목방문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캐나다 방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12월 교황은 캐나다 원주민 단체 대표들을 교황청으로 초대해 만나려고 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취소했다. ■ 새 추기경 선임할까? 교황은 즉위 후 매년 새 추기경을 서임해왔지만, 지난해에는 추기경 서임식이 없었다. 사실 지난 10월 교황청 내부에서 교황이 새 추기경을 서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1월 1일 현재 교황 선거권이 있는 추기경 수는 120명으로,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정한 교황 선출 추기경단 수 최대한도를 모두 채우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추기경 서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 추기경 4명이 만 80세를 넘게 되며, 하반기에는 추가로 6명이 교황 선거권을 잃게 된다. 올해 콘클라베가 열리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교황은 최소 새 추기경 10명을 추가로 서임할 수 있다. 현재 교황청에서는 사순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3월 2일) 전에 새 추기경을 서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전 교황과는 다르게 변방의 가톨릭교회에서 추기경을 뽑았으며, 대륙별 안배에 신경을 써 왔다. 따라서 교황이 새 추기경으로 누굴 임명할지 예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을 보좌하는 교황청 부서의 장들은 관례적으로 추기경에 서임했다. 언제든 교황이 새 추기경을 서임한다면 지난 6월 각각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과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영국의 아서 로시 대주교와 유흥식 대주교는 분명 포함될 전망이다. 또 수도회 출신 추기경 수를 늘리고 있는 교황의 성향을 감안하면 가르멜 수도회 출신인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의 빠른 추기경 서임도 기대할 수 있다.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