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전교구, 해미국제성지에 교령 전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1-12-21 수정일 2021-12-21 발행일 2021-12-25 제 3275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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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국제성지, 한국 순교 역사 가치 드러나는 곳”
발전과제 살피는 포럼도 열려

대전교구장 서리 김종수 주교(왼쪽)가 12월 15일 해미국제성지 교령 전달식 중 해미국제성지 전담 한광석 신부에게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교령을 전달하고 있다.

대전교구는 서산시(시장 맹정호)와 공동주최, 교구 성지위원회(위원장 한태호 신부) 주관으로 12월 15일 오후 2시 해미국제성지(전담 한광석 신부) 성당에서 ‘해미국제성지 교령 전달식’을 열었다.

교령 전달식에는 대전교구장 서리 김종수 주교, 충청남도의회 김명선(아우구스티노) 의장과 맹정호 서산시장, 이연희 서산시의회 의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해 해미국제성지를 세계적인 성지로 개발하기 위해 행정적·재정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해미국제성지는 지난해 11월 29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시작일에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교령을 통해 국제성지로 선포됐다. 교령은 코로나19로 행정업무가 지연되면서 지난 2월 15일 대전교구에 도착했고, 김종수 주교가 이번 전달식에서 해미국제성지 담당 한광석 신부에게 교령을 전달했다.

한국교회에서는 2018년 9월 14일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 승인 국제순례지로 선포된 적이 있지만 교구 소속 단일 성지가 국제성지로 선포된 것은 해미국제성지가 처음이다. 또한 기존 국제성지는 역사적 장소(이스라엘 예루살렘, 이탈리아 로마 등), 성모 발현지(멕시코 과달루페, 포르투갈 파티마 등), 성인 관련 순례지(이탈리아 아시시, 프랑스 리지외 등)를 포함해 약 30곳이며, 모두 세계적인 명소들이지만 해미국제성지는 유명 성인이나 특별한 기적이 없는 곳이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지닌다. 이는 해미국제성지 무명 순교자들이 전 세계 신앙의 모범으로도 인정받은 결실이다.

김 주교는 교령 전달식 인사말에서 “조선 후기 순교 역사는 종교와 신앙의 역사보다 넓게, 양반과 노비가 가족 같이 살며 새 사회질서를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이 역사적 가치가 해미국제성지 선포로 잘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미국제성지 선포를 계기로 순례길을 개발하고 보존하면서 물질적 풍요에 매몰되지 않고 정신적 풍요를 찾는 자리로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맹 시장 역시 “해미국제성지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순례길’로 이끌어 가겠다”고 화답했다.

전달식 후에는 해미국제성지 역사와 향후 발전과제를 살펴보는 ‘해미국제성지 2021 포럼’이 이어졌다. 조광(이냐시오)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역사적 장소와 기억, 그리고 내포’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맡았으며, 대전가톨릭대 교수 김정환 신부가 ‘내포 순례길의 역사와 현재’, 해미국제성지 보좌 김정찬 신부가 ‘대전교구 도보순례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 대전 하기동본당 주임 김문수 신부가 ‘해미국제성지 일곱 개의 순례길과 신앙유산’, 전재명(안토니오) 해미국제성지 발전위원회 위원장이 ‘해미국제성지의 세계적 순례 명소 기반조성과 K-순례 기본구상’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