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19차 회의 결과

정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1-12-01 수정일 2021-12-01 발행일 2021-12-05 제 3272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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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목소리 이끌어내고, 독자들 의견 경청하자

신자들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사회교리 다루는 노력 필요
청년 의견에 귀 기울인다면 교회 일원이란 소속감 느낄 것
설문조사 등 방안 연구하고 독자 서비스 강화 노력 요청

11월 24일 서울 중곡동 가톨릭신문사 서울본사에서 열린 제19차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이 가톨릭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 최용택 기자

◎일시: 2021년 11월 24일 오전 11시

◎장소: 서울 중곡동 가톨릭신문 서울본사 10층

가톨릭신문은 편집자문위원회 제19차 회의를 열고 위원들로부터 기획과 보도 전반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위원들은 또한 빠르게 변하는 시대 환경과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가톨릭신문이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이번 편집자문위 제19차 회의는 코로나19로 지난해 10월 제18차 회의 후 1년여 만에 열려 위원들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려줬다.

■ 보도 평가

-김문상 사장 신부: 올 한 해 가톨릭신문에 대한 위원님들 평가를 듣고자 모였다. 큰 틀, 작은 틀에서 칭찬은 빼고 질타를 해 달라.

-김용은 수녀(이하 김 수녀): 현대인들은 내 삶에 관계된 일에만 관심을 갖는다. 가톨릭신문이 사회교리를 자주 다루고 있는데 사회교리가 신자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면을 살려서 보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홍순 위원장(이하 한 위원장): 외부 필진 칼럼 중에 교회 공식 입장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한반도 통일 관련 기사와 관련해서는 통일보다 북한 복음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북 가능성을 다룬 기사들은 문제가 있다. 기사를 읽어 보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출처도 없이 기사화됐다. 교황님 방북은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교황님께서 방북하신다면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없지만 교황님 방북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다.

-김 수녀: 팩트를 기반으로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지만 신문에는 ‘이슈화’ 기능도 있다. 가톨릭신문이 다른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소재를 선점해 보도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이세라 위원(이하 이 위원): 가톨릭신문이 우리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 조사’ 기사를 관심 있게 봤다. 이번 의식 조사에서도 교회 고령화 현상이 드러났다. 설문조사 결과에 청소년층이나 젊은 부모들의 목소리는 잘 안 보인다. 연세 있는 분들이 한국교회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청년들은 자신들의 의견에 교회가 귀 기울여 주기만 해도 교회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낀다.

-황진선 위원(이하 황 위원): 기획보도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한정된 기자 인원으로 너무 많은 기획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외부기관과 공동기획을 하는 것도 업무 부담을 더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행사 기사보다는 스토리가 있고 사연이 담긴 기사가 많이 있으면 좋겠다.

-한 위원장: 글로벌 칼럼은 신자들의 시야를 넓히고 있다. 한국 신자들도 세계교회 소식을 알아야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독자 소통 강화 및 기사 방향 제안

-황 위원: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독자들이 어떤 욕구를 갖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독자 설문조사를 했으면 한다. 아니면 신문사 내부적으로 기자와 직원들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도 좋겠다. 다른 언론매체들이 새 시대 흐름에 따라 독자들 욕구를 어떻게 맞추고 있는지 벤치마킹도 해야 한다. 독자 서비스 강화도 필요하다. 독자와 전화 한 통화를 해도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

한 일간지가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구독료 비중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점에서 가톨릭신문이 독자와의 소통을 위해 벤치마킹할 대상으로 추천한다. 가톨릭신문에 큰 글자를 쓰는 지면들이 있다. 노년 독자를 위한 배려라는 측면도 있지만, 특정 지면에만 큰 글자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 수녀: 신문 판형을 작게 하면 독자들이 기사를 전체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독자들과의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가톨릭신문 홈페이지도 지금보다 기사를 찾기 쉽도록 개편했으면 한다.

-황 위원: 가톨릭신문 기사가 독자 위주가 아니라 성직자 중심주의, 성직자 보호주의로 흐른다. 교황님은 평신도들에게 중요한 직책을 맡기고 있는데 한국교회는 그렇지 못하다. ‘공동합의성’을 ‘시노달리타스’로 용어를 바꾼 것도 평신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어서 역시 성직자 중심주의로 보인다.

-한 위원장: 한국교회 제일 큰 문제가 성직자 중심주의다. 평신도가 깨어 있어야 한다.

-김민수 신부: 가톨릭신문이 오랜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는 한국가톨릭학술상 운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 올해 제25회 한국가톨릭학술상 특집기사들을 잘 봤다. 심사평도 나오는데 위촉된 심사위원 구성이 사제들로 너무 치우쳐 있다. 심사위원 구성을 다양하게 했으면 좋겠다. 지금 같은 구성에서는 결국 사제들이 다 평가하는 것이다. 시대가 달라졌고, 평신도들도 의식이 많이 높아져서 심사위원 구성을 보고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 상 받는 분들 입장에서는 좋은 책을 냈는데도 한쪽으로 치우친 심사위원 구성에 의해 책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김 수녀: 요즘은 종이신문을 안 읽는 추세다. 가톨릭신문이 종이신문 제작비용을 줄여서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더 투입했으면 한다. 배우 김희애(마리아)씨가 참여한 ‘부활의 흔적을 찾아서’ 유튜브 조회 수가 높았다. 청소년들을 위해 5분 정도 분량으로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것도 제안한다. 유튜브 영상은 많은 내용을 담아 길게 제작하면 잘 안 본다.

-이 위원: 교황청에서 2021~2023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독자와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특히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젊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가톨릭신문사가 인스타그램도 활용했으면 한다.

-김 수녀: 내년은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선종 400주년인데 이와 관련한 특집기사를 기대한다. ‘기후는 공공재입니다’ 기획은 재미있게 읽었다. 내년에도 이어졌으면 한다.

-김문상 신부: 교황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탄소중립 기조로 나가려고 기획을 준비 중이다. 수원교구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업들을 다른 교구에도 알리려고 한다.

-한 위원장: 2024년 124위 복자 시복 10주년을 앞두고 124위 시성을 기원하는 기사를 냈으면 한다. 124위 복자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다. 꼭 필요한 기사다.

-김민수 신부: 아동학대 문제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기사로 연결했으면 좋겠다. 고독사 문제도 관심 가져야 한다. 노인만이 아니라 청년 고독사도 발생하고 있다. 외국 가톨릭 매체에 좋은 기사들이 많다. 가톨릭신문 지면에 번역 소개했으면 한다.

왼쪽부터 한홍순 위원장(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김민수 신부(서울 청담동본당 주임), 김용은 수녀(살레시오 수녀회), 황진선 위원(한국신문윤리위원회 독자불만처리위원), 이세라 위원(햇살사목센터 연구원) 사진 최용택 기자

정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