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철조망, 평화가 되다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1-11-02 수정일 2021-11-02 발행일 2021-11-07 제 3268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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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로마에서 전시회 개최
녹슨 철조망으로 만든 십자가 한반도 평화 정착 염원 담아

문재인 대통령과 피터 턱슨 추기경이 10월 29일 로마 성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개관 행사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특별한 십자가가 전시됐다.

우리나라 통일부는 10월 29일~11월 7일 로마 성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당에서 ‘철조망, 평화가 되다’를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에서는 비무장지대의 녹슨 철조망을 녹여 만든 십자가 136개로 한반도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십자가 136개는 6·25전쟁 이후 68년 동안 남과 북이 떨어져 겪은 분단의 고통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룬다(68년×2=136)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전시회였다. 한반도에서의 종전과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한 염원을 녹여낸 이 십자가 전시회는 교황이 있는 로마에서 다시 한번 평화를 위한 여정이 시작되기를 희망하는 상징적인 뜻도 담고 있다.

10월 29일 개관행사에 참석한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은 “성경에는 전쟁을 평화로 바꾼다는 상징으로 창을 녹여서 보습을 만든다는 구절이 있다”며 “이 십자가는 그 의미에 더해서 수많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염원과 이제는 전쟁을 영원히 끝내고 남북 간에 서로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기도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개관 행사에서는 이번 전시의 의미와 제작과정이 담긴 영상 시청시간도 마련됐다. 한국몰타기사단 박용만(실바노) 대표는 영상 내레이션을 통해 “이 영상에는 이산가족의 슬픔과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총을 겨눠야 하는 분단의 아픔을 담았다”면서 “십자가가 두 개의 한국으로 나뉜 우리 마음에 세워지고 뿌리를 내려 평화로 이어지길 염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한국과 이탈리아의 복사 어린이들로부터 촛불을 받아 한반도 설치 작품에 점등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위치에, 교황청 온전한 인간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장관 피터 턱슨 추기경은 평양 부근에 촛불을 내려놓았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백두산, 김정숙 여사는 한라산 부근에 촛불을 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