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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2021 김대중평화회의서 강연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11-02 수정일 2021-11-03 발행일 2021-11-07 제 326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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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화해를 통한 평화는 모두 함께 나아갈 새로운 길”
“진실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 갈등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10월 28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2021 김대중 평화회의’ 국제학술회의 강연에서 “기억의 참회를 통해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화해를 통해 평화로워지는 것이 모두가 함께 나아갈 새로운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평화센터와 전라남도는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기리고 한반도와 아시아, 세계평화를 위한 길을 모색하기 위해 ‘코로나19를 넘어, 세계평화를 향하여’를 주제로 10월 26~28일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2021년 김대중평화회의’를 개최했다.

김 대주교는 27일과 28일 이틀간 열린 국제학술회의 제3세션에서 ‘용서와 화해’를 주제로 강연, 오늘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긴장과 갈등의 요소들을 살펴보고 참된 용서와 화해, 평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김 대주교는 강연에서 오늘날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갈등 상황을 한국과 일본의 관계, 남한과 북한의 관계, 보수와 진보의 갈등, 동북아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긴장 관계 등으로 나눠 살펴보고, 이러한 갈등 상황 속에서 오늘날 한반도에서는 용서와 화해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청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정치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의 가치와 철학이 제대로 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보수와 진보의 가치가 서로 소모적으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며 시대적 상황에 따라 적응할 수 있는 상생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된 평화는 정의의 작품’이라고 전제한 김 대주교는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주변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고 분단의 비극적 상황 역시 그러한 상황에 기인한다”며 “주변 국가간 첨예한 갈등의 관계가 대립이 아니라 평화로운 공존이 되도록 하는 해법을 늘 숙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주교는 이러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성숙한 대화와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특히 독일과 폴란드의 과거사 정리의 선례에서 그 모범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갈등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라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가해자들은 “자신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진정으로 화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 “정치적인 보복이 이 땅에서 다시는 행해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참된 사과와 참회, 화해는 참된 용서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과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진정한 사과와 성실한 배상 노력을 한 독일과, 과거의 독일과 오늘날의 독일이 다름을 믿고 용서와 지지를 한 폴란드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특별히 “우리 모두가 세상의 평화에 이바지하는 평화의 장인들이 되기를 촉구”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모든 형제들」에 따라 “모든 지구인들이 한 가족 형제자매라는 마음으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화해와 평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