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문헌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을 볼 때 시노달리타스에 담긴 정신은 세례를 받은 모든 신자가 교회의 삶과 사명에서 능동적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교회가 자신을 친교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시노드적 교회를 한국교회 안에 실현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적·선교적 쇄신 정책에서 지속해서 거론되는 교회 내 걸림돌이며 한국교회에서도 수십 년 전부터 줄곧 제기되어 온 문제, 성직주의 내지 성직자 중심주의는 시노달리타스를 한국에 비판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교회 내 권위주의의 뿌리에는 교의적 권위주의와 성직주의의 교묘한 결합이 자리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시급히 요청되는 것은 신앙 내용인 계시를 하느님 백성의 신앙 체험과 역사와 삶의 자리 안에 위치시켜 계시를 신자들 삶 안에 살아있는 실재로 제시하는 것이다. 아울러 그 해석의 주체를 일부 성직자만이 아닌 교회 공동체 전체로 확장하는 것이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구하는 교회의 사목적·선교적 쇄신과 그 안에 담긴 ‘자비의 신학과 사목’(자비를 원리로 하는 신학과 사목)은 권위주의를 넘어서 교회 생활 전반에 걸친 선순환을 복원하고자 한다. 이것이 오늘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촉구하는 시노드적 교회의 맥락이다.
교황의 쇄신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그 중심축을 복음의 핵심 내용인 ‘자비’에서 찾은 것이다. 이는 성직주의가 교묘히 의지하는 ‘교의적 권위주의’를 근본적으로 넘어서기 위한 방법이다.
교황은 자비의 역동성을 복원시키며 교의적 권위주의와 성직주의를 넘어 신앙 내용을 지금 여기 현존하는 하느님 나라, 자비의 하느님의 다스리심으로 제시한다. 식별은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교회 쇄신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된다.
한국교회가 시노달리타스를 자신의 것으로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성직주의를 넘어 성직자와 평신도가 함께 협력하여 친교를 이루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직자 중심적 교회 구조와 운영, 성직자들이 과도하게 누리는 권한과 특권 등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셨던 사랑과 자비의 존재와 활동 방식이 사제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되며, 평신도들에게도 더욱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교회 삶의 참여, 개인주의적 신앙의 탈피와 세례를 통해 주어진 평신도로서의 고유 신원과 소명에 대한 식별 및 공동체 의식이 요구된다.
■ 공동합의적(시노드적) 신앙 여정을 위한 신앙 감각의 현실적 적용인 대중 신심 / 기정만 신부(수원가대 교수)
초기교회 이끈 ‘대중 신심’ 장려해야
교회 본질인 ‘시노달리타스’
세례 때 받은 신앙 감각 통해 이웃과 형제임을 깨달아야